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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6. 3. 13:22 살며 사랑하며
[강소상인 비밀노트] 덕포시장 '빛나해물' 김인섭·이은경 부부
"신선도 유지·'예스의 법칙'으로 손님 모으죠"
이상윤 기자 icon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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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상인 비밀노트] 덕포시장 '빛나해물' 김인섭·이은경 부부
초미니 가게에서 해산물 하나로 강소상인이 된 빛나해물의 김인섭, 이은경 씨 부부는 늘 함께 일할 수 있어 즐겁다고 했다. 김병집 기자 kbj@
부산 사상구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인 덕포시장. 시장 위를 단정하게 덮은 아케이드가 인상적인 이 시장의 가운데쯤에 폭이 채 1.5m도 되지 않을 것 같은 작은 간판이 보인다. '빛나해물'.

가게 앞에 잔뜩 까놓은 조개류들이 추운 겨울을 배경으로 싱싱함을 더하고 있는 이곳은 역대 강소상인들의 가게 가운데 가장 작은 규모다. 안쪽으로 길쭉하게 이어진 특이한 구조의 가게 안으로부터 가게 주인인 김인섭(48) 이은경(44) 씨 부부가 모습을 드러낸다.

채 3평도 되지 않을 듯한 이 가게가 정말 강소상인이 맞는지 의구심이 들려는 순간 취재진보다 먼저 손님들이 김 씨 부부를 찾는다. "조갯살 2천 원어치만 줘요."


거래처서 받아온 해산물

'1박2일' 넘기지 않고

고객 원하는 대로 판매



간신히 손님들이 지나간 틈에 가게 안으로 비집고 들어가 김 씨 부부와 이야기를 나누려 하자 수시로 찾아오는 손님들로 인해 대화가 곧잘 단절됐다.

척 봐도 이들 부부의 얼굴을 아는 사이인 듯한 손님들은 적게는 1천 원 단위부터 많게는 식당에서나 쓸 법한 대용량까지 다양한 양을 구매해 갔다.

덕포시장에서는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명물인 이들 부부가 이곳에서 해산물을 팔기 시작한 것은 약 3년 전.

보험업을 하던 안주인 이 씨가 새벽시장에서 채소 도매업을 하는 오빠로부터 3개월간 장사를 배운 뒤 작은 공간을 얻어 해산물 장사를 시작했다. 부부 모두 통영에서 나고 자란 소위 '갯가' 출신이기에 잘 아는 상품을 취급하자고 택한 것이 해산물이었다.

조개나 굴 껍질 까는 것조차 익숙지 않아 고생하던 이 씨는 이내 해산물 손질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것은 바로 해산물의 신선도.

"1박2일 법칙을 만들었어요. 주거래처에서 받아온 해산물은 절대로 1박2일을 넘기지 않아야 신선도가 유지되거든요."

본의 아니게 1박2일을 넘기게 될 때는? 무조건
땡처리 하든지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직접 요리를 해 먹기도 했다. 신선도가 뛰어나다는 소문이 돌자 단골 고객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 씨가 자리를 잡아갈 무렵 합기도
체육관 관장을 하던 남편 김 씨가 체육관을 접고 합류했다. 부부가 함께 해산물을 손질하게 되니 일손이 두 배로 늘어나 취급할 수 있는 해산물 가짓수도 15가지까지 늘어났다.

그 와중에도 손님을 상대하는 것은 붙임성을 타고난 안주인 이 씨의 몫이었다. 이 씨는 붙임성에다 또 다른 장사의 법칙인 '
예스의 법칙'을 접목했다.

"우리 가게에서는 '노'라는 단어 자체가 존재하지 않아요. 손님들이 어떤 요구를 해도 다 들어준다는 것이 철칙이거든요."


예를 들면 이렇다. 한 끼 된장국을 끓이기 위해 필요한 2천 원 분량의 해산물을 사러 온 손님이 있다면 빛나해물에서는 조갯살, 새우, 미더덕을 조금씩 섞어 2천 원 분량의 해산물을 맞춰 주는 것이다. 각각을 2천 원어치씩 산다면 6천 원어치를 사야겠지만 이곳에서는 2천 원만으로 맞춤 해물을 구입할 수 있다. 대형마트나 슈퍼들이 하기 힘든 이런 장사수완을 발휘하다 보니 빛나해물의 단골은 갈수록 늘고 있다.

하루에 10만~20만 원어치를 겨우 팔던 초창기와는 달리 지금 빛나해물은 하루 100만 원어치를 거뜬히 팔 수 있을 만큼 손님이 늘었다. 덕포시장에서 가장 작은 규모의 초미니 점포이지만 내실을 다져가며 성장을 거듭해 왔다. 이젠 시장통에서도 이들 부부의 저력을 인정할 정도에 이르렀다.

이 정도 됐으니 이 작은 점포를 키워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점포를 확장할 생각은 없느냐"고 취재진이 물어보자 "규모를 키우면 해산물 신선도를 유지하기가 어렵다"면서 "이곳에서 이 지역 사람들이 모두 아는 유명한 가게가 되는 것으로 족하다"고 말했다. 018-524-6834 이상윤 기자 nurumi@busan.com

부산일보 | 18면 | 입력시간: 2012-02-24 [09:33:00] | 수정시간: 2012-02-27 [07:17:12]

낙동강제방에서 사상초등학교 옛친구들

왼쪽으로 유두강(샛강)이 조금보인다.


샛강에서 삼각산에서 방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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