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 리잘
처형되기 전날 오후 3시반경 그는 감방에서 Mi Ultimo adios(내 마지막 안녕, 내 마지막 작별, 마지막 인사)를 썼다. 그것을 취사용 알콜 난로 (cocinilla)속에 숨겼다가 누이 트리니다드에게 건네주었다. 운명의 날 아침 5시에는 그가 사랑한 여인 조세핀 브라켄이 오자 리잘의 요청으로 발라구에르는 그들을 결혼시켰다. 헤어지면서 리잘은 죠세핀에게 토마스 캠피스의 책에 헌사를 써 건네주었다. “내 사랑하는 불행한 아내 조세핀에게......”
마지막을 함께한 아내 조세핀(josephine Bracken)
당대 스페인 시문학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그의 "미 울띠모 아디오스 (Mi Ultimo Adios ) "는 조국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열정을 담고 있다. 아래에 소개한이 시의번역은 민용태 교수가 한글로 번역하여 인트라무로스 산티애고 요새에 있는 리잘 기념관 2층에 동판으로 전시되어 있는 내용이다. (민용태 교수가 한글로 번역한 이 동판은 1998년6월12일 한국대사관에서 필리핀공화국독립100주년을 기념하여 헌정한 것임)
호세리잘의 원고
한글번역 동판
Mi Ultimo adios(내 마지막 안녕)
잘있거라 내 사랑하는 조국이여
태양이 감싸주는 동방의 진주여
잃어버린 에덴이여
나의 슬프고 눈물진 이 생명을
너를 위해 바치리니
이제 내 생명이 더 밝아지고 새로워지리니
나의 생명 마지막 순간까지
너 위해 즐겁게 바치리
형제들이여, 그대는 한 올의 괴로움도
망설임도 없이 자유를 위한 투쟁에서
아낌없이 생명을 바쳤구나
월계수 백화꽃 덮인 전나무관이거나
교수대거나 황량한 들판인들
조국과 고향을 위해 생명을 던졌다면
그게 무슨 상관이랴
어두운 밤 지나고
동녘에서 붉은 해 떠오를 때
그 여명 속에 나는 이 생명 마치리라
그 새벽 희미한 어둠 속
작은 불빛이라도 있어야 한다면
나의 피를 흩뿌려
어둔 새벽 더욱 밝히리라
나의 어린 시절이나
젊은 혈기 넘치는 지금이나
나의 소망 오직
동방의 진주 너를 흠모하는 것
검고 눈물 걷힌 너의 눈
한 점 꾸밈도 부끄럼도 없는
티없이 맑고 부드러운 눈
동방의 진주 너를 바라보는 것이었노라
이제 나는 너를 떠나야 하는구나
모든 즐거움과 절실한 열망을 버리고
아 너를 위해 가슴 속에서 우러나
만세 만세를 부르노라
우리에게 돌아올 최후의 승리를 위해
나의 죽음은 값지리니
네게 생명을 이어주기 위해
조국의 하늘 아래 숨거두어
신비로운 대지에 영원히 잠들리니
아 행복하여라
먼 훗날 잡초 무성한 내 무덤 위에
애처로운 꽃 한 송이 피었거든
내 영혼에 입맞추듯 입맞추어다오
그러면 차가운 무덤 속
나의 눈썹 사이에
너의 따스한 입술과 부드러운 숨소리 느끼게 되리니
부드러운 달빛과 따스한 햇빛으로
나를 비쳐다오
내 무덤가에 시원한 솔바람 불게 하고
따스하게 밝아오는 새 빛을 보내다오
작은 새 한 마리
내 무덤 십자가에 날아와 앉으면
내 영혼 위해 평화의 노래를 부르게 해다오
불타는 태양으로 빗방울 증발시켜
나의 함성과 함께 하늘로 돌아가게 해다오
너무 이른 내 죽음을 슬퍼해다오
어느 한가한 오후
저 먼 저승의 나 위해 기도해다오
아 나의 조국
내 편히 하늘나라에 쉬도록 기도해다오
불행히 죽어간 형제들을 위해
기도해다오
견디기 어려운 고통 속에서 죽어간 이들을 위해
기도해다오
고난 속에 눈물짓는 어머니들을 위해
기도해다오
감옥에서 고문으로 뒹구는 형제들
남편 잃은 여인들과 아이들을 위해
기도해다오
……
내 무덤가 십자가 비석도 잊혀져 가면
삽으로 밭을 일궈
내 무덤에서 시신의 재를 거두어
조국 온 땅에
골고루 뿌려다오
내 영원히 사랑하고 그리운 나라
필리핀이여
나의 마지막 작별의 말을 들어다오
그대들 모두 두고 나 이제 형장으로 가노라
내 부모, 사랑하던 이들이여
저기 노예도 수탈도 억압도
사형과 처형도 없는 곳
누구도 나의 믿음과 사랑을 사멸할 수 없는 곳
하늘나라로 나는 가노라
잘있거라, 서러움 남아 있는
나의 조국이여
사랑하는 여인이여
어릴 적 친구들이여
이 괴로운 삶에서 벗어나는 안식에
감사하노라. 잘있거라
내게 다정했던 나그네여
즐거움 함께했던 친구들이여
잘있거라 내 사랑하는 아들이여
아 죽음은 곧 안식이니……
** 원래 이시는 스페인어로 쓰여진 것을 Charles E. Derbshire씨가 영역한 것을 옮겼다. 이 영역본이 현재 가장 많이 읽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영역된 것은 28개나 넘는다. 그리고 이 시는 원래 시의 제목도 없고 작가인 호세리잘의 서명도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던 것을 필리핀인 신부이자 애국자였던 Mariano Decanay씨가 Ultimo Adios(Last Farewell)라는 제목을 붙였다. 일반적으로 Mi Ultimo Adios(My Last Farewell)라는 제목을 쓰기도 한다. 이 시는 1898년 9월 25일자 La Independencia(독립)이라는 신문에 맨처음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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