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bluewaves
Bluewave의 아름다운 세상을 방문해 주신 파란가족님들께 행운과 사랑을 한아름드립니다 ^^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Notice

Tag

2011. 5. 10. 18:48 Bluewave사랑방

필리핀은 16세기 이래 스페인의 가혹한 식민통치를 받아왔고 호세 리잘(J Rizal, 1861~1896)은 필리핀의 독립을 위해 순국한 필리핀 독립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사람이다.

리잘은 청년시절 음악을 공부하는 소녀 리베라(L Rivera)를 만나 사랑을 약속하고 의학을 공부하러 프랑스로 떠났다.

유학 도중 그는 스페인의 혹정에 시달리는 필리핀 국민을 각성시키는 소설을 한 권 출간했고, 소설은 필리핀의 독립을 선동한다는 이유로 스페인 치하 필리핀 정부에 의해 금서가 되었다.

리잘은 조국에 들어올 수 없게 되었고 리잘과 리베라 사이에는 애절한 편지만이 오갔다.

그러나 혼기가 찬 딸의 장래를 걱정한 리베라의 부모는 우체국 직원과 짜고 리잘이 보내는 편지를 빼돌렸고 "이제 편지도 하지 않는 리 잘은 마음이 변했다"고 딸을 설득해 다른 남자와 결혼을 시켰다.

그러나 결혼 후 2년이 되기도 전에 리베라는 병을 얻어 눕게 되었고 리잘이 자기에게 사랑을 고백하던 날 입고 나갔던 필리핀 전통의상 '사야(saya)'를 꺼내 입고 세상을 떠났다.

리잘은 귀국하여 1896년 12월 30일 마닐라에서 처형당할 때까지 리베라의 편지를 간직했고 처형되기 전날 유품 속에 몰래 남긴 70행 시 '조국에 바치는 마지막 고별'은 세계에서 가장 애절한 애국시의 하나로 남아 있다.

서른 다섯의 젊은 나이에 사형장으로 끌려가기 직전 감방에서 남겼다는 이 시는 예전에 우리가 국민교육헌장을 외우듯 필리핀인들이 암송하고 있다 한다.

누구나 이 시를 읽으면 가슴의 격동을 느낄 것이다.


리잘은 처형되기 하루 전인 1896년 12월 29일 밤, 산티아고 요새 감옥에서 알코올램프에 숨겨 여동생에게 전한, “잘 있거라 나의 사랑하는 조국이여(Adios Patria Adorado...)”로 시작되는
고별시 “울티모 아디오스(Ultimo Adios)”를 통해 혁명의 불길을 지폈다.





나의 마지막 작별(My Last Farewell)
=====================호세 리잘(Jose Rizal,1861 - 1896)






잘 있거라
내 사랑하는 조국이여,
태양이 감싸주는 동방의 진주여,
잃어버린 에덴이여,

나의 슬프고 눈물진 이 생명을
너를 위해 바치리니
이제 내 생명이 더 밝아지고 새로워지리니
나의 생명 마지막 순간까지
너 위해 즐겁게 바치리

형제들이여,
그대는 한 올의 괴로움도
망설임도 없이 자유를 위한 투쟁에서
아낌없이 생명을 바쳤구나

월계수 백화꽃 덮인 전나무관이거나,
교수대거나, 황량한 들판인들
조국과 고향을 위해 생명을 던졌다면
그게 무슨 상관이랴

어두운 밤 지나고
동녘에서 붉은 해 떠오를 때
그 여명 속에 나는 이 생명 마치리라

그 새벽 희미한 어둠 속
작은 불빛이라도 있어야 한다면
나의 피를 흩뿌려 어둔 새벽 더욱 밝히리라

나의 어린 시절이나
젊은 혈기 넘치는 지금이나
나의 소망 오직
동방의 진주 너를 흠모하는 것

검고 눈물 걷힌 너의 눈
한 점 꾸밈도 부끄럼도 없는
티없이 맑고 부드러운 눈
동방의 진주 너를 바라보는 것이었노라

이제 나는 너를 떠나야 하는구나

모든 즐거움과 절실한 열망을 버리고
아 너를 위해 가슴 속에서 우러나
만세,
만세를 부르노라

우리에게 돌아올 최후의 승리를 위해
나의 죽음은 값지리니
네게 생명을 이어주기 위해
조국의 하늘 아래 숨거두어
신비로운 대지에 영원히 잠들리니
아 행복하여라 !

먼 훗날 잡초 무성한 내 무덤 위에
애처로운 꽃 한송이 피었거든
내 영혼에 입맞추듯 입맞추어다오

그러면 차가운 무덤 속
나의 눈썹 사이에
너의 따스한 입술과
부드러운 숨소리 느끼게 되리니
부드러운 달빛과 따스한 햇빛으로
나를 비쳐다오

내 무덤가에 시원한 솔바람 불게하고
따스하게 밝아오는 새 빛을 보내다오

작은 새 한 마리
내 무덤 십자가에 날아와 앉으면
내 영혼 위해 평화의 노래를 부르게 해다오

불타는 태양으로 빗방울 증발시켜
나의 함성과 함께 하늘로 돌아가게 해다오

너무 이른 내 죽음을 슬퍼해다오

어느 한가한 오후
저 먼 저승의 나 위해 기도해다오

아 나의 조국
내 편히 하늘나라에 쉬도록 기도해다오

불행히 죽어간 형제들을 위해
기도해다오

견디기 어려운 고통 속에서 죽어간
이들을 위해 기도해다오

고난 속에 눈물짓는
어머니들을 위해 기도해다오

감옥에서 고문으로 뒹구는 형제들
남편 잃은 여인들과 아이들을 위해 기도해다오
그리고 구원을 위해 기도해다오

어둠이 묘지를 감싸고
죽은자 만이 홀로남아 지키고 있을 때
그들의 안식을, 그들의 신비를 방해하지 말라

만약 그대가 수금과 비파 소리를 듣거든
그것은 내 사랑하는 조국을 위해
내가 읖조리는 소리이니

내 무덤가 십자가 비석도 잊혀져 가면
삽으로 밭을 일궈
내 무덤에서 시신의 재를 거두어
조국 온 땅에
골고루 뿌려다오

내 영원히 사랑하고 그리운 나라
필리핀이여
나의 마지막 작별의 말을 들어다오

그대들 모두 두고
나 이제 형장으로 가노라

내 부모, 사랑하던 이들이여
저기 노예도 수탈도 억압도
사형과 처형도 없는 곳

누구도 나의 믿음과 사랑을 사멸할 수 없는 곳
하늘나라로 나는 가노라

잘있거라,
서러움 남아 있는
나의 조국이여

사랑하는 여인이여
어릴 적 친구들이여
이 괴로운 삶에서 벗어나는 안식에
감사하노라,
잘 있거라

내게 다정했던 나그네여
즐거움 함께했던 친구들이여
잘있거라

내 사랑하는 아들이여
아 죽음은 곧 안식이니? ? ?

posted by bluewav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