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
< 이태준 >
너는 고향이 어디냐?
나는 지난밤 자리에 누우며 문득 그에게 이렇게 속삭였습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도련도련 대답해주는것 같았습니다.
내 고향은 멀어요. 이렇게 추운 데는 아니에요.
하늘이 비취 같고 따스한 햇볕이 입김처럼 서리고
그리고 물이 거울처럼 우리를 쳐다보면서 찰락찰락 흘러가는 데예요.
또 나비도 있예요. 부얼도 날러오는 데예요. 하는 듯,
또 그의 말소리는 애처로워 내 마음을 에는 듯했습니다.
그럼 너는 이제라도 너희 고향이 가고 싶으냐?
네, 네, 나는 정말 이렇게 칩고 새소리도 없고
새파란 하눌도 없는 이런 방 속에서나 필 줄은 몰랐예요.
하눌이 보고 싶으냐?
네 따스한 하눌 말예요.
새소리가 듣고 싶으냐?
네 물소리, 부얼 소리도요...

- 이태준
- 국내작가 > 문학
- 출생 : 1904.11.04~1970?
- 국적 : 강원도 철원
1940년 강원도 철원 출생으로 조치 대학교, 휘문고등보통학교에서 수학하였다. [시대일보]에 [오몽녀]를 발표하면서 문단에 나왔다. [조선중앙일보] 학예부 기자를 지내면서 구인회를 조직하여 활동하였고, 이후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면서 [문장]지를 주관하다 점차 조선문학가동맹 등 좌파 계열 문학 단체에서 활동하기 시작한다. 이화여전 강사로도 재직하였다. 지식인의 고뇌를 그린 작품이 많고, 세련된 문장으로 1930년대 소설계를 대표하는 작가다. 특히 단편 소설의 완성도가 높다하여 '한국의 모파상'이라고도 불린다. 광복 후에는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의 경향파 문학과 거리를 두었던 이전까지의 작품 경향과는 달리 조선문학가동맹, 민주주의민족전선 등 좌익 계열에서 활동하였으며, 한국전쟁 이전인 1946년경 월북하였다. 월북하여 [해방 전후]를 발표, 제1회 해방문학상을 수상하였다. 북조선문학예술총동맹 부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활발히 활동하다가 50년대에 숙청되어 파고철 수집 노동자 등으로 일했다고 알려진다.
대표작으로는 [해방 전후] [황진이] [문장강화]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