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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6. 25. 01:30 살며 사랑하며

<장애 제자 위한 총장의 특별한 편지>

[연합뉴스 2011.06.22 05:32:00]

서강대, 장애인 특기자 전형 입학생 배려 프로그램(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지체장애 1급인 원지선(19·여·심리 10)씨는 지난해 서강대에 장애인 특기자 전형으로 입학했다.

올 1학기 원씨가 수강한 4개 과목의 담당 교수들은 학기 초 이종욱 총장으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았다.

"이 학생은 휠체어를 이용하고 있으며 특히 팔에 힘이 부족하고 왼손만 약간 사용이 가능한 상태입니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는 정도의 장애인데 대필자가 동석할 예정입니다"편지를 읽은 교수들은 학기 초 원씨에게 수업을 들으면서 불편하거나 필요한 부분이 없는지 묻거나 중간ㆍ기말고사 기간에 시험 시간을 조금 더 연장해주기도 했다.

서강대는 장애인 특기자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이 강의를 듣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담당 교수들에게 총장 명의의 '맞춤형 편지'를 보내는 학습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 효과를 거두고 있다.

장애 학생들이 각자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설명하는 내용을 적은 총장 명의의 편지에는 장애학생지원센터에서 각 학생을 상담하고 파악한 내용이 담겨 있다.

학교에서는 정규학기와 계절학기 등 1년에 4차례 장애학생이 수강하는 전 과목 교수들에게 편지를 발송한다. 올 1학기에는 입학생을 포함한 전체 69명의 장애 학생 중에 56명이 이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모든 편지는 "이번 학기 교수님 강의를 듣는 ○○○ 학생과 관련해 부탁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강의하시는 동안 위 학생이 장애로 인해 수강의 어려움은 없는지 관심을 가져주시길 부탁드립니다"로 시작한다.

하지만 그 다음부터는 각 학생의 장애에 따라 내용이 달라진다.

시각장애 1급 판정을 받은 한 학생의 서신에서는 "앞을 전혀 보지 못하는 학생으로 되도록이면 강의자료 및 교재를 강의 전에 미리 제공해 주시는 배려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척추근위축증을 앓는 남학생의 서신은 "이 학생은 근육이 약화하는 병이 있어 전체 몸의 힘이 부족하고 팔이나 목을 잘 가누기 힘듭니다. 휠체어를 이용하고 있으며 상체 활동이 불편하니 좌석배치 등 배려를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그 밖에 모든 학생에 대해 자리 우선 지정, 노트북 사용, 강의내용 녹음, 구두시험 등 다양한 시험 방식, 시험 장소 변경, 시험 시간 연장 등을 허용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원씨는 "총장님 이름으로 서신이 가기 때문에 모든 교수님들이 배려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갖는 것 같고 수업 때 편의가 더 늘어났다. 교수님들이 먼저 어떤 게 필요하냐고 물어봐 주시기도 한다"고 말했다.

장애학생지원센터 정연희 팀장은 "대부분 교수들이 장애 학생이 이동에 시간이 걸려 지각한 점을 양해하고 대필자를 써서 시험을 볼 수 있게 하는 등 협조해 준다. 장애가 있는지 몰라 빚어질 수 있는 불필요한 오해를 없애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yjkim84@yna.co.kr
(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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