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2. 25. 13:02
구름에 달가듯
진화하는 해외여행 `S·E·L·F족`
일정 내맘대로 … 관광 대신 쇼핑·맛집 … 언제든 떠난다
할인 매장을 찾아가 알뜰 쇼핑도 했다. 고씨는 "오사카는 두 번째라 이번엔 관광을 생략하고 맛집 탐방과 쇼핑만 했다"고 말했다. 회사원 조은현(31)씨는 지난달 초 친척 3명과 함께 태국 방콕을 찾았다. 조씨의 여행 목적은 '마사지 체험'. 별다른 일정 없이 호텔에서 쉬고 매일 마사지를 받았다. 4박5일 여행에 1인당 120만원이 들었다. 조씨는 "패키지 여행보다 돈은 많이 들었지만 내가 원하는 일정대로 움직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관계기사 16면> 해외 여행객이 크게 늘면서 '셀프(SELF) 여행족(이하 셀프족)'이 떠오르고 있다. 셀프족은 스스로(Self) 일정을 짜서, 손쉽고(Easy), 화려하게(Luxurious), 수시로(Frequent) 여행 가는 이들을 일컫는다. 1세대 패키지와 2세대 배낭여행에서 3세대 셀프여행으로 여행 문화가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 시절 배낭여행을 경험했고, 해외여행에 익숙한 30~40대가 셀프족의 주축이다. 업계에선 셀프족의 특징으로 ▶여행 일정을 스스로 짜고▶관광보다 먹거리.마사지.쇼핑 여행 등 목적이 뚜렷하며▶한 곳에 오래 머무르고▶연중 수시로 떠나는 것을 꼽는다. 인터넷 블로그.동호회 등을 통해 고급 여행 정보를 스스로 구해 활용하는 것도 큰 특징이다. 셀프족은 새로운 여행 문화를 만들며 전체 해외여행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한국일반여행업협회(KATA)에 따르면 셀프족으로 추정되는 관광객은 지난해 46만여 명으로 2005년(30만여 명)에 비해 1.5배 늘었다. 이 협회 조규섭 실장은 "전체 해외여행객의 10~12%를 셀프족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지난해 이 여행사를 이용해 항공권과 호텔 등을 예약한 셀프족은 8371명으로 2005년(2497명)보다 세 배 이상 늘었다. 내일여행사 김희순 이사는 "올해 셀프족이 지난해보다 세 배 정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양대 이훈(관광학부) 교수는 "셀프여행은 국민소득 2만 달러를 앞둔 국가에서 나타나는 일반적 현상"이라며 "지금 일본여행 업계를 주도하는 것도 10년 전 처음 등장한 셀프족"이라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이동훈 연구원은 "주 5일제와 원화 강세, 해외여행 경험자 증가 등으로 셀프족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자리 걸음인 국내 관광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심원섭 팀장은 "셀프족들의 출현에서 알 수 있듯 요즘 소비자들은 '보는 여행'보다 '체험 여행'을 선호한다. 이 기준으로 볼 때 국내 관광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 신옥자 팀장은 "달라진 여행 취향을 조사하고 그에 맞는 국내 상품을 개발하는 등 TT(Tourism Technology.관광 공학)적 시각으로 대안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TT(Tourism Technology)=관광공학. 관광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지식.기술.노하우. 인문.사회.경영.통계적 지식을 동원해 새로운 관광 패러다임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국관광공사에서 처음 주창했다. (출처; 중앙일보/홍주연.김한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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