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프라브족은 어떤 와인 즐겨 찾을까?” | |||
전반적인 경기 침체와 내수 불안 속 급속히 성장하던 와인 소비도 주춤거리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현명한 소비가 돋보이는 법. 좋은 품질의 와인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사는 ‘와인 프라브족(자신만의 가치를 중시하는 합리적인 소비자)’들의 선택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고가의 그랑크뤼가 부담스럽다면 세컨드 와인으로=프랑스 보르도의 그랑크뤼 와인은 와인 ‘명품’으로 꼽힌다. 그러나 명성만큼 비싼 가격 때문에 입맛만 다시는 경우가 많다.
그랑크뤼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고 싶다면 세컨드 와인으로 우회해 가는 것도 방법이다. 그랑크뤼 등급의 샤토에서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거나 성격이 다른 와인이 나왔을 경우에는 품질의 차이를 인정해 별개의 브랜드, 즉 ‘세컨드 와인’의 라벨을 달게 된다.
그랑크뤼의 맥을 잇는 세컨드 와인은 묵직하고 농염한 맛을 자랑한다. 가격도 그랑크뤼에 비하면 착하기 그지 없다. 그랑크뤼 와인의 절반 이하 가격만 줘도 세컨드 와인을 손에 넣을 수 있다.
‘파비용 루쥐 듀 샤또 마고’는 ‘와인의 여왕’으로 불리는 샤토 마고의 세컨드 와인. 우아한 자태와 고결함이 퍼스트 와인의 완벽한 기품을 빼닮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레 포르 드 라투르’는 이건희 회장이 만찬 때 마신 샤토 라투르의 세컨드 와인. 이밖에 샤토 라피드 로쉴드의 ‘카뤼아드 드 라피트’, 샤토 무통 로쉴드의 ‘프티 무통’, 샤토 오브리옹의 ‘르 바안 듀 샤또 오브리옹’ 등이 대표적인 특급와인의 세컨드 와인이다.
▶명성보다 품질을 따진다면 크뤼 부르주아 등급을=보르도 그랑크뤼 와인의 또 다른 대안은 크뤼 부르주아 등급의 와인이다. 150여 년동안 고집스러운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그랑크뤼 등급이기에 새로운 샤토에서 그랑크뤼에 필적할 만한 와인을 생산해내도 이 등급에 들어갈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등급분류에서 제외된 포도원들이 경쟁을 통해 크뤼 부르주아 등급을 제정하고 꾸준한 품질관리를 통해 우수한 와인을 생산해 내고 있다. 크뤼 부르주아는 등급으로 보면 그랑크뤼 아래로 치지만 실제 향이나 맛이 그랑크뤼를 뛰어넘는다는 평을 받는 와인들이 있을 정도다.
크뤼 부르주아 와인으로는 샤토 샤스 스플린, 샤토 시트랑, 샤토 브리에, 샤토 베르나도트 등이 국내에서 인기가 높다. 이 중 ‘슬픔을 떨쳐버린다’는 뜻을 가진 샤토 샤스 스플린의 경우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로부터 “지난 30여 년간 꾸준히 그랑크뤼 등급에 필적할만한 우수한 퀄리티를 지닌 와인”이란 평가를 받기도 했다.
▶와인의 또 다른 세계, 3세계 와인=와인 프라브족들의 3세계 와인에 대한 관심은 보다 넓어지면서 깊어지고 있다. 단순히 저렴한 가격 때문에 찾는 것이 아니라 와인산지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다양한 와인의 가치를 추구하면서다. 덕분에 미국, 칠레 와인 소비가 증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공화국, 뉴질랜드 와인들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산지 별 특색이 와인에 고스란히 담겨 있어 와인 애호가들의 다양한 미각을 충족시켜 주기 때문이다. 조상덕 금양인터내셔날 마케팅팀 팀장은 “제 3세계의 우수한 와인들은 와인프라브족의 도전을 불러일으킬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며 “합리적인 가격대와 높은 품질이 만족감을 배가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악성 기후의 특성 때문에 자연 친화적 포도재배가 가능한 아르헨티나 포도는 안데스 산맥의 눈이 녹아 흐른 물을 먹고 자란다. 아르헨티나에서 주력으로 재배되는 포도품종은 말벡으로, 뛰어난 균형감에 과일과 오크의 여운을 느낄 수 있는 ‘트라피체 싱글빈야드 말벡’이 인기다.
세계적으로 화이트 와인의 열풍을 불러일으킨 뉴질랜드는 소비뇽 블랑이 유명하다. 뉴질랜드 쇼비뇽 블랑은 신선하면서도 농축된 맛 덕분에 회, 구이 등 담백한 음식을 즐기는 한국인의 입맛에도 잘 맞는다. 클라우디 베이, 킴 크로포드, 빌라 마리아 등이 대표적이다. 350년이상의 와인 역사를 자랑하는 남아공은 90년대부터 꾸준히 품질에 투자를 하면서 가장 큰 잠재성을 가진 곳으로 꼽힌다. 국내에서도 젊은층을 중심으로 남아공 와인을 찾는 이들이 늘면서 수입사도 10개 이상으로 많아졌다. 지난 5월 국내 출시된 남아공 1위 와이너리 니더버그의 경우 ‘2010 남아공월드컵’ 공식지정 와이너리로 선정되며 다시 한번 더 주목받은 바 있다.
윤정현 기자/hit@herald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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