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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2. 22. 14:17 생활의 지혜

빈 벽을 화사한 캔버스로

기사입력 2009-02-22 11:35


[한겨레] [매거진 esc]

반복 무늬에서 그림, 그래픽 스티커 등 다양하게 변모하는 벽지의 세계와 올봄 트렌드


사전적 의미의 ‘벽지’는 벽에 바르는 종이를 뜻한다. 현재까지 확인된 가장 오래된 벽지는 1509년 영국 헨리 8세 포고문 뒤편에 목판으로 인쇄된 것. 이어 17세기 도배사 길드가 창립되고 20세기 초 한국에서 최초의 벽지회사 ‘대동벽지’가 탄생하기까지, 벽지의 역사는 단순히 ‘벽에 바른 종이’로 머물지 않는 비약적 변화의 연속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은 익숙한 꽃무늬 벽지나 파스텔톤 벽지도 한때는 ‘저게 벽지야?’라는 불신을 받았다.

“벽지 디자인은 패션, 패브릭의 유행에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지:인 월커버링’ 박재환 디자이너의 말에 따르면 2~3년 대히트를 쳤던 강렬한 색감과 프린트의 포인트 벽지(벽 한 면을 다른 벽지로 발라 시각적 효과를 내는 것)의 인기도 이젠 ‘미니멀’한 디자인에 왕관을 물려주고 있다. 벽지 디자이너들은 “집안의 얼굴이면서도 바꾸기 어려운 ‘바탕’”이기에 “대책 없이 튀어선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올봄 벽지로 집안 분위기를 바꿔보고 싶다면 주목할 만한 최근 트렌드를 소개한다.

■ 반짝이는 질감에 눈뜨라

흔히 볼 수 있는 꽃벽지는 과연 촌스러운 걸까? 취향 따라 정답은 없지만 사실 벽지업계에서 꽃 아이템은 고전이자 스테디셀러다. 리얼한 꽃그림을 과감하게 디자인의 중심에 놓았던 실사 프린트의 인기는 한풀 꺾였지만 디자인의 기술과 만나면서 꽃, 나비, 물방울 등 반복 무늬도 진화한다. 그 일례로 최근엔 일명 ‘반짝이’ 느낌이 인기다. ‘제일벽지’의 황세정 디자이너는 “최근엔 반짝이는 알루미늄 펄(글리터)의 사용이 대세를 이루면서 벽지에 많이 사용된다”고 했다. 펄 느낌은 고급스러워 보이면서도 집안 마감재와 조화를 이루기 쉬운 까닭이다.

소비자들이 벽지의 질감에 예민해진 것은 소비자 상담 코너를 운영하고 있는 벽지회사 누리집 게시판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이를 벽지 디자이너들은 벽지 프린트 ‘타입’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결과로 받아들인다. 너도나도 휘황찬란한 무늬를 하다 보니 개성도 없어 보이고 싫증 난 소비자들이 늘어난 이유도 있다. 홀로그램 펄, 벨벳, 올록볼록한 엠보감이 있는 직물 느낌의 벽지 등 선택의 영역도 넓은 편이다. ‘지:인 월커버링’ 박재환 디자이너도 “벽지와 바로 붙는 마감재인 문, 몰딩, 창틀의 재질과 색감에 맞추는 데 벽지의 질감 톤이 중요하다”고 했다.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원하는 “공간을 넓게, 따뜻하게 보이는 벽지”를 찾는 데 이제 질감은 필수 조건이다.


■ 내 벽지에 그림 있다

대부분의 벽지는 반복되는 패턴이 벽 전체 면적을 감싼다. 하지만 이젠 이미지나 그림 하나를 보여주는 벽지 디자인도 하나의 장르가 됐다. 각 업체에서 앞다퉈 내놓고 있는 ‘뮤럴’ 벽지가 바로 그것. 어린이용으로 출시된 동물·기차·바다 등의 그림 벽지가 있었지만 최근엔 벽화의 분위기를 실내에서 만끽하는 고가의 제품들이 주를 이룬다. 롤 방식이 아닌, 디지털 프린트 방식을 벽지 제작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접목한 결과다.

‘제일벽지’는 매화도 벽지를, ‘지:인 월커버링’은 섬유미술가 김선미 작가의 작품을 활용한 패턴 벽지를 내놓았다. 온라인 데코숍 ‘벽지촌’(www.edecoshop.com)에서 뮤럴 벽지를 아이쇼핑 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민화, 화조도, 회화가 아닌 비교적 저작권에서 자유로운 바오밥나무 이미지, 자연 풍경, 스타들의 얼굴을 넣은 제품까지 나와 있다.


■ 그래픽 스티커-디자인 유어셀프


집안 전체를 대공사하지 않고도 나만의 벽을 만드는 비법은 있다. 최근엔 벽 전체의 벽지를 바꾸지 않고 직접 코디하는 방법으로 월 그래픽(wall graphic, 포인트 스티커, 데코 스티커)이 각광받는다. 1만~3만원대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큰 공 들이지 않고 간편한 탈부착만으로 벽면을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인테리어숍뿐 아니라, ‘문고리닷컴’(www.moongori.com), ‘상상후’(www.sangsanghoo.com), ‘데코아이’(www.decoi.co.kr)를 비롯해 다양한 온라인숍에서 입맛에 맞는 스티커를 찾을 수 있다.

벽에 붙일 수 있는 인테리어용 시트필름의 영역도 다양하다. 감수성 넘치는 문구를 적은 레터링(lettering) 제품에서 네모반듯한 스티커가 모여 세계지도가 된 디자인도 있다. 벽뿐 아니라 세탁기나 에어컨 같은 가전제품에 붙일 수 있는 스티커까지 맞춤형으로 나와 있다. 월그래픽 온라인숍 ‘봄이와’(www.springcome.co.kr)의 이현정 디자이너는 벽을 데커레이션 하는 건 “빈 벽을 무조건 예쁘게 ‘채우기’ 위한 게 아니라 다양한 ‘활용’의 차원”이라고 조언했다.

20~30대 젊은 소비층만 구입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카페, 옷집, 학원 등 공간의 기능에 따른 수요가 높다. ‘디아이와이’(DIY) 정신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감각에 맞게 벽의 일부분을 ‘내가 연출한다’는 매력이 크다. 내가 보고 싶은 그림, 나만의 문장을 찾거나, 없으면 알파벳 스티커를 사서 만들면 된다. 대표적인 벽지회사인 ‘대동벽지’에서도 벽지에 어울리는 데코스티커 브랜드 ‘판타스틱’을 출시할 정도로, 그래픽 스티커의 활용성이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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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현시원 기자 qq@hani.co.kr·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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