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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3. 12. 01:25 생활의 지혜

해고 동료엔 말보다 따뜻한 악수를…

기사입력 2009-03-11 03:17 |최종수정2009-03-11 10:01
위로도 비수가 되는 때… '불황 에티켓' 따로 있다

"자네는 절대 자르면 안 된다고 몇번이나 말했는데 사장도 어쩔 수 없었나 봐…." 최근 직장에서 해고당한 김형만(52·가명)씨는 동료로부터 위로의 말을 듣고 기분이 확 상했다. "고마움보다는 '그래 넌 안 잘려서 좋겠다' 화가 치밀어 오르더군요."

경기 침체는 소비 심리뿐만 아니라 세상살이 '아량의 폭'도 위축시킨다. 평소 같으면 아무렇지 않게 넘어갈 말 한마디에 쉽게 상처받는다. 어느 때보다 슬기로운 처세가 필요한 시점. 대화 전문가인 공문선 커뮤니케이션클리닉 원장과 이정숙 에듀테이너그룹 대표의 도움을 얻어 불황 속 대인관계의 윤활유로 작용하는 '불황 에티켓'에 대해 알아봤다.

◆해고당한 동료엔 손 잡고 작별인사

해고당한 사람에겐 위로가 자칫 조롱으로 들릴 수 있다. 살아남았다는 자체가 그들 앞에선 원죄(原罪)이므로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쉽다. 이럴 땐 '침묵의 위로'를 택하자. 가볍게 등 두드리기, 악수, 눈빛 교환 등 보디랭귀지가 천 마디 말보다 힘을 발휘한다. 굳이 말로 하고 싶다면 "안됐다", "힘내라" 등 위로조보다는 "우리 함께 한 추억은 못 잊을 거다" 식으로 동료애를 표현하면 좋다.

사내에 해고 대상자 소문이 돌 땐 당사자에게 절대 먼저 아는 척하지 말 것. 굳이 나쁜 소문의 전달자를 자처할 필요는 없다.

◆돈 부탁은 두번째 만남에 에둘러 거절

곤란한 돈 부탁을 받았을 땐 그 자리에서 가부(可否)를 답해야 한다는 강박부터 버려야 한다. '회의 중이다', '급한 약속이 있다'는 식으로 즉답을 회피하고 두번째 대화에서 답해라. 간접적인 거절의 표시인 동시에 시간을 버는 방법. 대개 돈 부탁은 여러 사람에게 하므로 내가 고민하는 사이 다른 누군가가 빌려줄 수도 있다.

거절할 땐 단도직입적으로 딱 자르기보다 공감부터 표하는 게 예의. "오죽하면 나한테 이런 부탁을 하겠느냐만", "평상시 같으면 당연히 들어줬겠지만…" 같은 상투적인 표현은 어렵사리 용기 낸 지인이 마음 상하지 않게 도와줄 완충제다. 정색하고 차용증을 쓰기 민망한 관계에서 돈을 빌려주기로 했다면 필요한 액수를 문자나 이메일로 한번 보내달라고 해라.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 지혜롭게 문자화된 증거를 남겨두는 방법이다.

◆'한 턱 쏠게' 대신 고통 분담 유도

일러스트=이철원 기자 burbuck@chosun.com

비용을 각자 분담하는 '더치 페이'가 어색한 한국 문화에서 불황에 난처한 것 중 하나가 회식. 모임을 주도하는 입장이라면 참석자 중 한명을 '구원투수'로 활용해보자. 모임 전 말 꺼내기 편안한 사람에게 "다들 어려운데 각자 내자고 운 좀 떼줘"라는 식으로 '고통 분담'을 상의해본다. 회사의 리더인 경우엔 바로 아래'넘버 투'에게 슬쩍 얘기하는 것도 방법. 때론 정공법이 깔끔하다. 총비용을 말하고 "내가 얼마 낼 거니 각자 성의 보여달라"고 말하면 아무리 자린고비라도 지갑을 열게 된다.

접대할 때 상대가 비싼 메뉴를 골라도 곤란하다. 이럴 땐 무조건 상대에게 고르라기보다는 "이 집은 이 메뉴와 이 메뉴가 괜찮은 거 같던데…"라며 예산 범위 안의 메뉴 2~3가지를 제안, 자연스럽게 선택의 폭을 좁힌다. 와인 바를 선택했다면 전화 예약할 때 소믈리에나 주인에게 "적당한 가격의 와인을 추천해달라"고 미리 눈치를 주면 도움이 된다.

◆애매한 축의금은 단체 명의로

어정쩡하게 아는 사이엔 부의금과 축의금도 부담이다. 애매할 땐 '단체'의 우산 아래 들어가자. 여러 사람이 십시일반 해 동창 모임·부서·계 모임 등 단체 명의로 내면 생색내면서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 경우 개인 이름을 빠짐없이 적을 것. 부의금이 부담스러워 조사(弔事)에 가지 않을 경우엔 문자 메시지로라도 애도를 표해야 한다. 불황 속 상실의 슬픔은 두배가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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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리 기자 mir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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