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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의 편지
소설가 박경리가 기자 박경희에게
캐스트 원문보기 : 오늘의문학 - 제발 용서하여 주십시오
언니가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책 한 권 보냅니다. 언니께 권하여 주십시오. 다름이 아니라, 괴로움 호소할 밖에 달리 도리가 없습니다. 일전에는 <한국일보> 심사 때는 집에까지 온 원고를 돌려드렸습니다.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었습니다…
소설가 조정래가 부인 김초혜에게
캐스트 원문보기 : 오늘의문학 - 사랑하는 여보, 초혜!
가을밤이 깊어가고 있소. 당신이 떠난 그 순간부터 가을은 문득 깊어져 내 시간을 쓸쓸한 적막으로 채우고 있소. 당신과의 23년 세월, 세월이 쌓일수록 당신을 아내 로 얻었음을 하늘에 감사하게 되오. 당신도 나를 남편으로 얻었음이 나와 같기를 바라는데, 그렇지 않을 까봐 두렵소…
시인 김상옥이 딸 김훈정에게
캐스트 원문보기 : 오늘의문학 - 네 얼굴이 해쓱해서 걱정이다
부산서 너를 만날 적에 네 얼굴이 해쓱해서 걱정이다. 집에 와서 그 말을 했더니 엄마가 앉으면 네 말뿐이다. 지난 일요일은 네 생각에 못 견디겠다고 엄마도 동생 들도 말해 쌓더라. 서울서는 보고 싶은 생각뿐인데 너도 아마 그렇겠지. 공부도 소중하지만, 몸이 더 소중하니 부디 몸조심하여라…
시인 박두진이 아들 박영조에게
캐스트 원문보기 : 오늘의문학 - 애비 편지 왔니? 안 왔니?
오래오래 기다리다가 만났어도 또 며칠 만에 떠나 보내고 나니 어떻게 된 건지 감정과 시간의 균형을 잡을 수가 없다. 다시 임지로 네가 떠난 일자를 새삼스럽게 따 져 보니 지난달 30일인 것 같은데, 그 동안이 또 아주 오래오래 된 것 같은 느낌이다…
아동문학가 정채봉이 소설가 정연희에게
캐스트 원문보기 : 오늘의문학 - 선생님 고맙습니다
선생님께서 글을 주실 줄은 실로 생각지도 못하였습니다. 선생님의 글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늘 원고청탁을 (샘터에서) 드렸다가 번번히 다음으로 미룸을 받았었으니 까요. 선생님의 데뷔작이었던가요? 수녀님이 등장하는 그 단편을 고등학생 시절에 읽고 나도 나중에 이렇게 쓸 수 있을까 하고 앓은 적도 있었지요…
시인 문효치가 부인 한춘희에게
캐스트 원문보기 : 오늘의문학 - 춘희님께
하늘은 다시 우리로부터 오늘을 몰수하려 합니다. 온통 그리움과 고뇌에 범벅되었던 오늘. 나는 오늘을 마무리 짓기 위해 이 편지를 쓰며, 이 편지를 쓴 뒤엔 오늘 을 아주 보내버리고 마는 겁니다. 우리 앞에 영원히 다시 오지 않을 또 하나의 날이 이 앞을 지나갑니다…
시인 박용철이 여동생 박봉자에게
캐스트 원문보기 : 오늘의문학 - 봉자, 보아라
네 글은 받아 읽었다. 네가 생각하고 있는 것도 대강 엿볼 수 있고 네 글 쓴 것도 전보다는 얼마간 나아진 것 같다. 나는 이것을 그대로 고치기가 어려워 새 판으로 만들었다. 될 수 있는 대로 너의 본뜻을 상하지 않게 하려고 하였으나 네가 애써 만들어 쓴 말이라든지 수사는 다 달아나고 줄거리만 남았다…
소설가 박범신이 아내 황정원에게
캐스트 원문보기 : 오늘의문학 - 우리 좀 더 겸손해지자
사랑하는 당신에게 편지를 쓸 수 있는 밤이 있다는 건 고마운 일이다. 눈을 감으면 세상은 당신과 내 가슴 속에 잠자고 그럴 땐 이따금 요강 뚜껑으로 물 떠먹던 옛 날의 어느 시절인가가 생각나곤 한다. 그때 어떻게 당신과 내가 함께 있지 않고도 불행하지 않았던가…
소설가 조흔파가 부인 정명숙에게
캐스트 원문보기 : 오늘의문학 - 당신 고집도 어지간하오
미안, 미안! 아침에 자주 짜증(실상은 어제 저녁부터)만 부려서 미안했소. 허지만 당신 고집도 어지간하오. 몰경우 하고 귀찮은 손님 때문에 자연 짜증이 난 것이오 . 기분 고치시오. 저녁에 늦지 않게 돌아오리다…
시인 김광균이 며느리에게
캐스트 원문보기 : 오늘의문학 - 이십 년 동안 수고가 많았다
풍토風土가 험한 김씨 집에 와서 이십 년 동안 수고가 많았다. 너도 불혹不惑을 넘어 앞으로의 길도 애락哀樂이 교차할 터이니 책 한 권 조그만 접시 하나에라도 마 음을 부치고 스스로 즐거움을 갖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가 평론가 강인숙에게
캐스트 원문보기 : 오늘의문학 - 한국 방문의 추억
한국을 떠나기 전날 밤, 나는 너무나 반가운 두 가지 선물을 받았습니다. 내 인터뷰 기사가 실린 잡지 『문학사상』과, 당신이 고맙게도 내게 선물해준 한국의 옛날 ‘떡살’입니다. 그 떡살은 기가 막히게 아름다운 예술품이었습니다…
소설가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소설가 한무숙에게
캐스트 원문보기 : 오늘의문학 - 12월 20일 런던에서
이번 저의 수상에 대하여 진심 어린 축하를 해주신 것, 그 따뜻한 마음씨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12월 10일의 수상식과 그 밖의 행사에 참여하는 일을 마친 후, 지금 유럽에서 휴양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스톡홀름에서 바쁘다는 핑계로 저지른 여러 가지 결례를 용서하시고…
문인의 엽서, 연하장
작가들이 주고 받은 연하장과 엽서
캐스트 원문보기 : 오늘의문학 - 그대의 문운이 날로 번창하기를
아무 일도 못하고 한 해를 보냅니다. 저는 복생이를 사랑하는 재주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가끔 가다 시를 쓰는 재주밖에 없습니다.아란이, 완석이, 채원이, 동일이, 조성각형, 이경희, 서말지를 만나는 재주밖에 없습니다. 차를 마시는 재주와 설렁탕을 먹는 특기밖에…
문인들이 주고받은 엽서들
캐스트 원문보기 : 오늘의문학 - 짧은 글, 깊은 사연
남쪽은 '고호'의 여름입니다. 공상조차 '고호'의 풍경을 흉내 내어 버립니다. 灼熱 灼熱 灼熱 灼熱...... 저의 타 들어가는 청년은, 시원한 지붕을 가진 집과 그 안에서 기다려 주는 여인 하나와 타인에게로 뻗어 가는 부교浮橋를 공상합니다…
발행일 2010.11.20
[출처: 네이버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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