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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8. 1. 02:36 연예와 문화
장마도, 열대야도 두렵지 않다! 체감온도 5도 낮추는 여름 패브릭 장만기

지루한 장마에, 열대야까지…. 보드라워 좋아하던 순면 침구도 척척 감기고 끈적거린다. 뒤척이느라 깊이 잠들지 못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베개도 눅눅하고, 몸은 찌뿌드드하다. 이불을 차고 자는 아이들을 보면 배앓이가 염려되고, 밤새 냉방을 하자니 감기가 걱정이다. ‘잘 고른 침구 하나 열 선풍기 안 부럽다’는 친정 엄마의 말씀이 떠오른다. 리포터가 직접 발품 팔며 알아본, 무더운 여름밤을 쾌적하게 해줄 여름 패브릭 대탐구!

여름 패브릭, 내가 최고
친정 엄마는 여름이 되면 식구들의 베개랑 요에 빳빳하게 풀을 먹인 삼베를 덧대 꿰매주셨다. 까슬까슬하고 서늘한 촉감에 편안하게 잔 기억이 있다. 하지만 그때처럼 좋은 삼베를 구하기도 어렵고, 리포터는 매번 풀 먹여 꿰맬 만한 정성이 부족하니 여름용 침구를 장만하는 수밖에.
우리 가족 여름 침구, 뭐가 좋을까? 삼베 말고도 시원한 여름용 원단들이 있다는데, 어떤 원단들이 있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숨 쉬는 직물 삼베
삼베는 대마로 만든 친환경 천연 소재다. 면보다 10배 정도 질긴 견고성과 내구성에,면보다 20배나 빠른 수분 흡수력과 배출력으로 수분과 열을 자동 조절하여 면섬유보다 5도 정도 시원함을 느끼게 한다고 한다. 또 늘 건조한 상태를 유지해 습한 곳에서 서식하는 곰팡이를 99.9퍼센트 억제하는 항균력과 항독성을 자랑한다. 옛날 어른들이 음식을 삼베에 싸두거나, 행주로 삼베를 사용한 이유가 바로 이것. 최근에는 가공 기술이 발달해 빛깔이 다양하고 패턴을 넣은 삼베 제작도 가능해졌다고 하니 눈여겨볼 만하다.

올록볼록 리플
보통 ‘지지미’라 부르는 원단. 요철 모양이 있는 면이나 레이온 직물을 말한다. 요철 모양으로 피부에 닿는 면적을 줄여 통기성이 좋다. 면 리플과 라미 리플이 대표적인데, 라미 리플은 천연 모시를 리플 가공하여 시원함을 극대화한 것. 만져보면 면 리플이 가볍고 부드러운 데 비해, 라미 리플은 훨씬 차갑게 느껴진다.

찰랑찰랑 인견
누에가 만든 비단을 본견, 사람이 만든 비단을 인견이라 한다. 사람이 만들었다고 해서 합성섬유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지만, 인견은 펄프에서 추출한 실로 만든 순수 천연 섬유다. 인견은 얇고 살에 달라붙지 않아 여름 이불이나 잠옷 등에 좋은 원단이다. 가격도 비교적 저렴하다.
물에 약한 인견의 특성상 요즘은 폴리에스테르를 섞은 혼방 인견이 많아 구입 할때 주의해야 한다.

이것저것 필요하다면? 맞춤이 편해~
리포터에게 필요한 건 퀸 사이즈 패드 2장과 베개커버 4장, 방석 2개, 싱글사이즈 이불 2채. 살펴보니 역시 여름 침구로는 삼베가 가장 나을 듯해 마침 세일 중인 백화점에 들렀다. 그러나 가격표를 보고 리포터는 조용히 발걸음을 돌렸다. 정규 매장도 아닌 가판대의 퀸 사이즈 삼베 패드가 29만 원. 가격도 가격이지만 백화점은 세트 위주로 판매해 단품 구매가 거의 불가능해, 고속버스터미널로 향했다.
고속버스터미널 승강장 2층과 4층이 원단 도매시장이다. 도매시장이지만 소매도 하고, 원단 외에 기성품도 판다. 물건도, 원단도 많아 보이는 4층의 한 매장. 사장님 말씀이 “요즘은 원단만 구입해서 DIY로 만드는 사람이 많다”고. 하지만 솜씨 없는 리포터는 패드와 이불은 기성품을, 베개와 방석은 맞춤 제작을 하기로 했다.
땀 흡수를 많이 해야 하는 패드와 베개, 방석은 삼베로, 이불은 면 리플로 하기로 결정하고, 견적을 뽑았다. 삼베 패드 장당 10만 원, 면 리플 이불 채당 7만 원, 베개와 방석은 공임 포함 개당 2만5천 원. 49만원이 들었다. 작은 돈은 아니다. 하지만 한 번 장만하면 몇 년을 써야 하는 제품인데, 백화점에서 패드 2장 장만할 금액으로 온 가족 여름 침구 준비를 마쳤다고 생각하니 알뜰 주부가 된 것 같아 뿌듯했다.
주문 다음 날 택배로 받아 침대에 깔고, 베개커버 씌워 냉큼 누워보니, 까슬까슬하고 서늘한 촉감이 예전 엄마가 해주신 그 느낌 그대로다. 다른 점이라면 엄마가 해주신 건 누런 삼베인데, 내 것은 빛깔도 곱다는 것.

같은 원단, 다른 가격
리포터가 구입한 품목을 기준으로 비교해보니 가격차이가 많이 난다. 물론 업체마다 다르겠지만 백화점이나 온라인 쇼핑몰의 경우 오히려 시장보다 물건의 구색을 맞추지 못했다.
시간 품과 다리 품을 들인 보람은 생각보다 컸다. 가격과 제품으로 보답한 것. 제품이 완성되면 택배로 배송도 해준다. 시장의 좋은 점은 내 눈으로 확인하고, 마음에 드는 색상을 고르고 디자인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여러 가지 구입하면 생기는 ‘서비스 품목’은 시장에서만 누릴 수 있는 덤. 신용카드 결제도 가능하지만, 현금으로 구매할 경우 10~15퍼센트 할인해준다.

Tip 맞춤 제작 시 알아두면 좋은 상식
원단 가격(1마, 90센티미터 기준)
무늬가 있고 없음에 따라 2천~3천 원 가격차이는 있다. 고속버스터미널 상가에도 제작하는 곳이 여러 군데다. 원단을 구입하면 만드는 곳을 소개해주기도 한다. 디자인에 따라 다르지만 기본 가격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홑이불은 1만~1만5천 원대, 베개나 방석, 쿠션 등은 3천~7천 원대다. 제작 기간은 여름 제품의 경우 하루 정도면 충분하다.

좋은 원단 구별법
삼베 일반인이 육안으로 봐서는 좋은 삼베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어렵다. 단골 가게를 만들어두면 좋은 제품을 소개해준다. 일부 가공업체에서는 국가 공인 시험 검사 기관에서 품질을 보증 받은 제품표시(GH 마크)를 원단에 부착하여 판매하기도 한다니 조금만 신경 써서 살펴보면 좋은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인견 불로 태워봐야 천연 인견인지 혼방인지 정확히 구별할 수 있다. 하지만 태워볼 수 없으니 촉감으로 판단할 수밖에. 혼방 인견은 천연 인견보다 끈적거리는 느낌이 있다니 잘 만져보고 구입할 것.

취재 김지민 리포터 sally0602@naver.com 도움말 (주)라인텍스타일 개발팀·기린섬유 사진 제공 (주)라인텍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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