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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8. 9. 11:45 연예와 문화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에서 남쪽으로 50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아랑훼즈(혹은 아란후에스)는 인구 5만 남짓한 소도시이다. 아란후에스 궁궐으로 유명한 이 도시는 작곡가 호아킨 로드리고의 아란후에스 협주곡으로 인해 더욱 더 유명해졌다.

로드리고가 위대한 작곡가가 될 수 있었던 데는 부인 빅토리아 카미의 내조가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빅토리아는 터키 출신 피아니스트로 프랑스 유학 중이던 1929년 로드리고를 만났다. 그의 비범한 재능을 한눈에 알아본 그녀는 연주자의 꿈을 접고 이 위대한 작곡가의 눈이 돼주기로 결심한다. 둘은 1933년 결혼,프랑스와 독일에 거주하다 1939년 스페인에 안착했다.

신혼 시절에 아란후에스에 머물렀던 로드리고는 맹인이었던 탓에 아란후에스 궁궐의 모습을 직접 볼 수는 없었지만, 그곳에서 받았던 인상을 간직하고 있다가, 스페인 내전을 피해 파리에 머무는 동안 아란후에스를 그리워하며 곡으로 남겼다.

이 곡은 스페인 내전으로 인해 희생된 무고한 생명들을 기리는 곡이면서, 또한 유산으로 첫번째 아기를 잃었던 절망감을 표현한 곡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협주곡에서 가장 유명한 두번째 악장은 화려함이 차마 몇 걸음을 내딛지 못하고 쓸쓸함으로 변해서 허공 속으로 사라져가는 느낌을 준다. 유럽에서 가장 강력했던 스페인 왕실 궁궐의 화려함도 생명의 덧없음 앞에서는 색이 바래버리는 듯 하다. 곡은 느리게 시작해서 웅장하게 전개되다가 곧바로 쓸쓸하게 마무리되는 악절이 반복되다가 사그라든다

빅토리아의 헌신적인 내조 덕분이었는지 로드리고는 보기 드문 99세의 장수를 누렸고 밀레니엄을 앞둔 1999년 타계했다. 부인은 그보다 2년 앞서 유명을 달리했다. 부인이 타계하기 직전인 1997년 스페인 국왕은 로드리고 부처를 아란후에스 정원 후작과 후작부인에 봉했다. 두 사람
은 사후 자신들의 영지인 아란후에스 정원에 나란히 묻혔다.

'아란후에스 협주곡'은 수많은 지휘자들과 재즈 뮤지션들에 의해 재해석됐다. 재즈 트럼펫의 거장 마일스 데이비스는 1960년 발표한 명반 '스페인에 대한 스케치'에서 '아란후에스 협주곡'의 아다지오를 재즈로 재해석했는데 그는 "이 곡의멜로디는 너무나 강렬해 부드럽게 연주할수록 느낌이 더 강해지며,강렬하게 연주할수록 훨씬 더 여린 느낌을 얻게 된다"며 로드리고에게 최대의 경의를 표했다.

posted by bluewav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