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2. 17. 23:48
경제야 놀자
[트렌드] 1인 가구 시대 다양한 풍경
기사입력 2009-02-17 09:37
1인 가구를 위한 미니 가전제품들. / photo 조선일보 DB |
책임·희생 싫고 결혼도 부담… "차라리 혼자 살래~"
‘가족’ ‘집단’ ‘단체’ 등의 개념에 젖어있던 우리 사회에 1인 가구가 확산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전문가들은 개인주의의 확산을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혜영 연구위원은 “개인주의가 확산되면서 의무와 헌신을 요구하는 가족보다 본인의 욕구를 중시하는 개인의 삶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었다”며 “이런 의식이 젊은 세대와 노인 세대의 ‘부양의식’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았고 1인 가구를 폭발적으로 증가시켰다”고 말했다.
부모 부양 갈수록 기피, 독거노인 증가도 이유
미니가전·1인용 가구 등 싱글족 겨냥 상품 줄이어
우리 사회의 과도한 결혼 비용도 미혼의 1인 가구를 확산시키는 원인이다. 한국결혼문화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신랑 신부가 결혼을 하는 데 드는 총비용(주택 구입 및 예물·예단, 행사 비용 등)은 평균 1억2900만원에 이른다. 상당한 돈을 모아놓지 않으면 결혼하기도 힘든 사회인 것이다.
늘어만 가는 자녀 교육비도 결혼 후 가정을 꾸리는 데 장애가 되고 있다. 자녀 교육에 드는 비용은 해마다 꾸준히 증가해 2005년 고등 교육에 소요된 비용을 100으로 할 때 2008년 교육 소비자물가지수는 122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기준 초·중·고교 아이들에게 든 월 평균 사교육비도 약 22만원에 달했다. 최근엔 고용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일자리를 찾지 못한 20대 후반~30대 젊은이들이 아르바이트나 비정규직으로 일하면서 부모 곁을 떠나 독립 생활을 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자녀의 부양을 받지 않고 혼자 사는 노인 수가 늘어난 것도 1인 가구 확산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다.
김 연구위원은 “앞으로 주목해야 할 주요한 1인 가구 계층은 30대 미혼층과 60대 이상 노인층”이라며 “이들의 욕구 변화를 지속적으로 주목해야 장기적으로 ‘싱글 라이프’의 전형을 분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인분 조미료·200mL 소주·소형김치팩…
대형마트에 소용량 전문 ‘미니미니존’ 등장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49㎡(약 15평)짜리 원룸에서 혼자 살고 있는 이모(27)씨는 매주 금요일 저녁 퇴근길에 동네에 있는 이마트 ‘미니미니존’에 들러 장을 본다. ‘미니미니존’이란 싱글족을 위한 소용량 상품 전문 매장으로, 1~2인이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물품들만 따로 모아놓고 판매하는 곳이다. 대학 졸업 후 직장에서 가까운 봉천동에 혼자 살기 시작한 이씨에겐 더할 나위 없는 맞춤용 매장인 셈. 이씨는 여기서 1인분 소용량 조미료나 면류, 통조림 등을 사서 냉장고에 넣어 두고 그때그때 꺼내 먹는다.
신세계 이마트가 이씨 같은 싱글족을 위해 ‘미니미니존’을 연 것은 지난해 7월. 광주 봉선점에 길이 1m 남짓한 판매대를 설치했는데 여기서만 월매출 500만원을 올렸다. 예상 밖의 결과에 고무된 이마트 측은 서울 신도림점에도 ‘미니미니존’을 설치했고 앞으로 신규 점포를 중심으로 이 같은 매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나 롯데마트도 기존 용량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상품들을 확대해 싱글족들을 공략하고 있다. 250mL짜리 맥주나 200mL짜리 소주, 60~80g짜리 소형 김치 팩 등이 대표적이다. 10개 분량의 깐마늘이나 2~3개씩 포장한 대파 등도 일반 백화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우리 사회는 점차 1인 가구를 위한 세상이 되고 있다. 혼자 사는 일이 어색하던 시절엔 모든 것이 ‘4인 가족’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나홀로족’을 위한 상품이 거침없이 쏟아지고 있다. 전반적으로 생활 가구가 대형화되는 추세지만, 1인 가구를 위한 가전제품 소형화가 함께 확산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터넷 쇼핑몰 옥션(www.auction.co.kr)에서 지난해 팔린 소형 TV(73.6㎝) 매출액은 대형 TV 매출액의 70%에 달했다. 미니 냉장고, 미니 오븐, 미니 세탁기, 미니 밥솥도 1인 가구를 위한 필수품이 됐다.
혼자 식사할 일이 잦은 1인 가구들을 위해 ‘바(Bar)’ 형태의 식당도 등장했다. 모르는 사람과 마주 보고 식사하는 것을 부담스럽게 여기는 우리나라 고객들을 위한 배려다. 최근 강남 등에 매장을 낸 스테이크 전문점 ‘페퍼런치’는 전 좌석이 바 형태로 돼 있다. 전체의 30~40%에 이르는 ‘나홀로 손님’을 위해 이렇게 배치했다는 게 음식점 측의 설명이다.
“혼자 와도 환영!” 나홀로 좌석·싱글메뉴 식당
여행·호텔업계도 싱글 전용 상품 앞다퉈 출시
혼자 가기 망설여지는 고깃집에도 ‘나홀로 손님’을 위한 시설이 생겼다. ‘고기촌 플러스바’는 매장 한쪽에 바 형태의 좌석을 만들고 ‘싱글 메뉴’를 따로 마련해 삼겹살, 청정한우 등 다양한 고기를 조금씩 맛볼 수 있게 했다.
1인 가구를 위한 생활 편의 시설도 확대되고 있다. 강남에 있는 인테리어 전문점 ‘폴리엠’은 접이식 소파, 티 테이블 등 1인용 가구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싱글 전문숍’이다. 미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전투입형 자판기 빨래방도 강남과 신림동 일대를 중심으로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약 2000~5000원을 내면 자동으로 빨래를 할 수 있고 직장인들을 위해 24시간 영업을 한다.
여행·호텔업계에선 싱글족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한 상품도 잇달아 출시했다. 클럽메드코리아는 칵테일 파티 등 젊은 사람들이 선호할 만한 이벤트로 구성된 싱글 전용 여행 상품 ‘클럽메드 카니 싱글파티’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랜드하얏트호텔은 프랑스 유명 브랜드 스킨케어나 마사지 등을 받을 수 있는 ‘싱글족 스파’ 패키지를 선보이기도 했으며, 웨스틴조선호텔과 노보텔 앰배서더도 명절맞이 싱글즈 패키지를 내놓았다.
혼자 영화를 보거나 공연을 보는 사람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생겼다. 두산아트센터는 지난해 혼자 공연을 보러 온 고객들을 위해 일부 공연물에 한해 관람료를 20% 할인해주는 ‘싱글 티켓 제도’를 운영했다. LG아트센터도 나홀로 관객을 위해 기획공연 여러 편을 한데 모아 할인해 주는 ‘싱글 자유 패키지’를 판매했다.
싱글족을 위한 금융상품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대한생명이 내놓은 싱글족 전용 보험인 ‘싱글라이프보험’은 일반 보장 기능에다 장기주택마련저축, 자녀보장 특약 가입 시 보험료 할인 혜택과 결혼정보업체 ‘듀오’ 가입 시 가입료 할인 등의 혜택을 내놓았다.
국민은행의 ‘명품여성통장’도 은행 수수료에 민감한 젊은 싱글족 여성을 위한 상품이다.
‘가족’ ‘집단’ ‘단체’ 등의 개념에 젖어있던 우리 사회에 1인 가구가 확산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전문가들은 개인주의의 확산을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혜영 연구위원은 “개인주의가 확산되면서 의무와 헌신을 요구하는 가족보다 본인의 욕구를 중시하는 개인의 삶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었다”며 “이런 의식이 젊은 세대와 노인 세대의 ‘부양의식’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았고 1인 가구를 폭발적으로 증가시켰다”고 말했다.
부모 부양 갈수록 기피, 독거노인 증가도 이유
미니가전·1인용 가구 등 싱글족 겨냥 상품 줄이어
우리 사회의 과도한 결혼 비용도 미혼의 1인 가구를 확산시키는 원인이다. 한국결혼문화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신랑 신부가 결혼을 하는 데 드는 총비용(주택 구입 및 예물·예단, 행사 비용 등)은 평균 1억2900만원에 이른다. 상당한 돈을 모아놓지 않으면 결혼하기도 힘든 사회인 것이다.
늘어만 가는 자녀 교육비도 결혼 후 가정을 꾸리는 데 장애가 되고 있다. 자녀 교육에 드는 비용은 해마다 꾸준히 증가해 2005년 고등 교육에 소요된 비용을 100으로 할 때 2008년 교육 소비자물가지수는 122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기준 초·중·고교 아이들에게 든 월 평균 사교육비도 약 22만원에 달했다. 최근엔 고용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일자리를 찾지 못한 20대 후반~30대 젊은이들이 아르바이트나 비정규직으로 일하면서 부모 곁을 떠나 독립 생활을 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자녀의 부양을 받지 않고 혼자 사는 노인 수가 늘어난 것도 1인 가구 확산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다.
김 연구위원은 “앞으로 주목해야 할 주요한 1인 가구 계층은 30대 미혼층과 60대 이상 노인층”이라며 “이들의 욕구 변화를 지속적으로 주목해야 장기적으로 ‘싱글 라이프’의 전형을 분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인분 조미료·200mL 소주·소형김치팩…
대형마트에 소용량 전문 ‘미니미니존’ 등장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49㎡(약 15평)짜리 원룸에서 혼자 살고 있는 이모(27)씨는 매주 금요일 저녁 퇴근길에 동네에 있는 이마트 ‘미니미니존’에 들러 장을 본다. ‘미니미니존’이란 싱글족을 위한 소용량 상품 전문 매장으로, 1~2인이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물품들만 따로 모아놓고 판매하는 곳이다. 대학 졸업 후 직장에서 가까운 봉천동에 혼자 살기 시작한 이씨에겐 더할 나위 없는 맞춤용 매장인 셈. 이씨는 여기서 1인분 소용량 조미료나 면류, 통조림 등을 사서 냉장고에 넣어 두고 그때그때 꺼내 먹는다.
신세계 이마트가 이씨 같은 싱글족을 위해 ‘미니미니존’을 연 것은 지난해 7월. 광주 봉선점에 길이 1m 남짓한 판매대를 설치했는데 여기서만 월매출 500만원을 올렸다. 예상 밖의 결과에 고무된 이마트 측은 서울 신도림점에도 ‘미니미니존’을 설치했고 앞으로 신규 점포를 중심으로 이 같은 매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나 롯데마트도 기존 용량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상품들을 확대해 싱글족들을 공략하고 있다. 250mL짜리 맥주나 200mL짜리 소주, 60~80g짜리 소형 김치 팩 등이 대표적이다. 10개 분량의 깐마늘이나 2~3개씩 포장한 대파 등도 일반 백화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우리 사회는 점차 1인 가구를 위한 세상이 되고 있다. 혼자 사는 일이 어색하던 시절엔 모든 것이 ‘4인 가족’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나홀로족’을 위한 상품이 거침없이 쏟아지고 있다. 전반적으로 생활 가구가 대형화되는 추세지만, 1인 가구를 위한 가전제품 소형화가 함께 확산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터넷 쇼핑몰 옥션(www.auction.co.kr)에서 지난해 팔린 소형 TV(73.6㎝) 매출액은 대형 TV 매출액의 70%에 달했다. 미니 냉장고, 미니 오븐, 미니 세탁기, 미니 밥솥도 1인 가구를 위한 필수품이 됐다.
혼자 식사할 일이 잦은 1인 가구들을 위해 ‘바(Bar)’ 형태의 식당도 등장했다. 모르는 사람과 마주 보고 식사하는 것을 부담스럽게 여기는 우리나라 고객들을 위한 배려다. 최근 강남 등에 매장을 낸 스테이크 전문점 ‘페퍼런치’는 전 좌석이 바 형태로 돼 있다. 전체의 30~40%에 이르는 ‘나홀로 손님’을 위해 이렇게 배치했다는 게 음식점 측의 설명이다.
“혼자 와도 환영!” 나홀로 좌석·싱글메뉴 식당
여행·호텔업계도 싱글 전용 상품 앞다퉈 출시
혼자 가기 망설여지는 고깃집에도 ‘나홀로 손님’을 위한 시설이 생겼다. ‘고기촌 플러스바’는 매장 한쪽에 바 형태의 좌석을 만들고 ‘싱글 메뉴’를 따로 마련해 삼겹살, 청정한우 등 다양한 고기를 조금씩 맛볼 수 있게 했다.
1인 가구를 위한 생활 편의 시설도 확대되고 있다. 강남에 있는 인테리어 전문점 ‘폴리엠’은 접이식 소파, 티 테이블 등 1인용 가구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싱글 전문숍’이다. 미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전투입형 자판기 빨래방도 강남과 신림동 일대를 중심으로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약 2000~5000원을 내면 자동으로 빨래를 할 수 있고 직장인들을 위해 24시간 영업을 한다.
여행·호텔업계에선 싱글족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한 상품도 잇달아 출시했다. 클럽메드코리아는 칵테일 파티 등 젊은 사람들이 선호할 만한 이벤트로 구성된 싱글 전용 여행 상품 ‘클럽메드 카니 싱글파티’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랜드하얏트호텔은 프랑스 유명 브랜드 스킨케어나 마사지 등을 받을 수 있는 ‘싱글족 스파’ 패키지를 선보이기도 했으며, 웨스틴조선호텔과 노보텔 앰배서더도 명절맞이 싱글즈 패키지를 내놓았다.
혼자 영화를 보거나 공연을 보는 사람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생겼다. 두산아트센터는 지난해 혼자 공연을 보러 온 고객들을 위해 일부 공연물에 한해 관람료를 20% 할인해주는 ‘싱글 티켓 제도’를 운영했다. LG아트센터도 나홀로 관객을 위해 기획공연 여러 편을 한데 모아 할인해 주는 ‘싱글 자유 패키지’를 판매했다.
싱글족을 위한 금융상품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대한생명이 내놓은 싱글족 전용 보험인 ‘싱글라이프보험’은 일반 보장 기능에다 장기주택마련저축, 자녀보장 특약 가입 시 보험료 할인 혜택과 결혼정보업체 ‘듀오’ 가입 시 가입료 할인 등의 혜택을 내놓았다.
국민은행의 ‘명품여성통장’도 은행 수수료에 민감한 젊은 싱글족 여성을 위한 상품이다.
이마트 소용량 상품 전문매장 ‘미니미니존’ / 미니 정수기 |
최대 관심은 ‘재테크·취업·내 집 마련’ 순
일자리 창출·독거노인 대책 마련 시급
1인 가구를 위한 장밋빛 현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른바 돈 많고 젊은 1인 가구 즉 ‘골드세대’를 위한 서비스는 비교적 잘 마련돼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이들에 대한 사회적 기반은 미비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지난해 1인 가구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중복 응답)한 결과, 1인 가구의 관심사는 △재테크 △취업·진학·승진 △내 집 마련 △결혼 △건강 문제 등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문제가 이들에게 얼마나 주요한 관심사인지를 알려주는 대목이다.
또 정부에서 지원해 줬으면 하는 분야에 대해선 △다양한 소형주택 공급 △세제 혜택 등 경제적 지원 △치안·방범·안전 강화 △문화생활 공간 확충 △지역복지 서비스 순으로 답했다.
변미리 연구위원은 “1인 가구는 자신이 벌어 자신이 먹고사는 생활 구조인 만큼 생계 문제가 피부에 가장 절실히 와 닿을 수밖에 없다”며 “정부는 이들이 안정적으로 노동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일자리를 창출해주고 저렴한 가사 관리 서비스가 확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고령화 사회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노년층 1인 가구에 대한 경제적·심리적 지원도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정기적인 사회 활동 모임 없이 소일하는 노인 비율은 52%에 달한다. 전체 노인 중 24%는 소득이 전무(全無)한 상황이다. 독거 노인 지원 서비스 확충과 이들의 소외감을 예방할 심리 상담, 돌봄이 연결 등 지역 네트워크 서비스가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 “전국에 소형주택 30만가구 건설”
롯데건설, 싱글용 ‘롯데캐슬 미니’ 추진
1인 가구의 핵심적 삶의 기반이 되는 ‘주택 문제’에 대해 현재 정부는 다방면의 부동산 정책을 내놓고 있다. 정부가 올해부터 전국적으로 약 30만가구의 소형 주택을 짓겠다고 발표했고 그 형태도 기숙사형·원룸형 등 다양하게 선보일 예정이다. 이들 소형 주택은 역세권이나 대학가 등 1인 가구가 많이 사는 곳에 집중적으로 건설된다.
정부 정책에 발맞춰 건설업계도 1인 가구를 위한 소형 아파트 짓기에 나섰다. 롯데건설은 싱글족과 신혼부부를 위한 ‘롯데캐슬 미니’를 짓겠다고 공언한 상태고, 삼성건설과 현대건설도 차별화된 소형 아파트 건설에 골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뱅크 조사 결과, 85㎡(약 25.7평) 이하 소형 주택의 매매가는 지난해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서도 홀로 4.1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혜영 연구위원은 “현재 우리 사회는 ‘아이 많이 낳아 기르는’ 기혼자에 대해서만 적극적으로 경제 지원을 할 뿐 새로운 가구 형태로 등장한 1인 가구에 대해선 거의 고민이 없었다”며 “1인 가구가 겪는 주택 구입난이나 지나친 과세 등 최소한의 경제적 문제부터 해결한 뒤 이들의 복지 문제에 대해 전 사회적인 합의를 이끌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 외국은 1인 가구 천국 |
독일·벨기에·프랑스 1인 가구 비율 30% 넘어
일본도 30% 육박… 도쿄는 싱글족이 43% 달해
외국에서 1인 가구의 확산은 특별하지도 특이하지도 않은 현상이다. 지난 2007년 열린 2008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선 1인 가구 증가 현상이 ‘싱글 경제의 형성’이라 소개되기도 했다. 전세계적으로 교육 수준이 높은 싱글족이 늘고 있고 이들이 문화와 소비의 새로운 주체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유럽 국가의 1인 가구 비율은 우리보다 월등히 높다. 2006년 기준으로 노르웨이의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약 39%에 이르고 독일·벨기에·프랑스의 1인 가구 비율도 30%를 넘는다. 우리와 비슷한 국가는 호주(20.7%), 스페인(20.3%) 등인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의 경우 1인 가구 비율은 2006년 27.1%였다. 미국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자녀가 있는 부부 가족’의 비율이 줄어들고 혼자서 생활하는 1인 가구, 즉 비가족형태(non-family household) 가구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1970년 17.1%에 불과했던 1인 가구는 2000년 25.5%로 늘었다. 특히 남성이 독립하는 경우가 크게 늘어 1970년 전체 1인 가구의 33%에 불과했던 남성 1인 가구는 2005년 42%로 상승했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미국 역시 전체 1인 가구 가운데 셋 중 한 가구가 65세 이상 고령층 가구다.
영국도 1인 가구는 꾸준히 증가하고 3인 이상 가구는 계속 감소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1971년 300만명이던 1인 가구 수는 2006년 720만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역시 65세 이상 노인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지만 지난 20년간 25~44세 젊은 연령층의 1인 가구 증가율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44세 이하 1인 가구는 남성이, 65세 이상 1인 가구는 여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독일은 그야말로 ‘1인 가구의 천국’이다. 전체 가구 가운데 셋 중 하나가 1인 가구여서 독일에서 가장 보편적인 가구 형태라고 볼 수 있을 정도다. 반면 5인 이상 가구 비중은 1980년 9%에서 2005년 4%로 뚝 떨어졌다.
일본은 1960년대부터 1인 가구가 꾸준히 증가했다. 현재 일본에서 40세 미만의 젊은 1인 가구는 전체 1인 가구의 43%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도쿄의 경우 1인 가구 비율이 전체의 42.5%에 이르러 일본 전체 1인 가구 비율 29.5%보다 더 높았다. 젊은 사람을 중심으로 도시에서 혼자 사는 1인 가구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울의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약 20%로 전국 1인 가구 비율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 박세미 기자 run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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