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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3. 8. 09:30 생활의 지혜

느끼는 피곤 춘곤증은 계절의 변화에 신체리듬이 적응하지 못해 생기는 환경 부적응이 주요원인이라고 합니다. 여기에 추운 겨울을 지내느라 기력을 빼앗겨서인지 몸은 더욱 노곤하고 나른하기만 하여 내 몸 어딘가가 고장이 나지 않았을까라는 걱정이 들만큼 생활을 힘들게 하는 불청객이지요. 춘곤증은 영양 결핍이 원인이라는 견해도 있는데요. 봄에는 신진대사가 급격히 증가하여 많은 영양소를 필요로 하지만 실제의 영양 섭취는 필요량에 못 미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겨울철 내내 김장김치로 밥상을 마무리 하셨다면 봄에는 각종 봄나물에 풍부한 비타민을 충분히 섭취하여 춘곤증을 이겨냅시다. 봄나물은 비타민도 풍부하지만 쌉싸래한 맛이 겨울 동안에 차곡차곡 쌓인 노폐물을 제거해 주기도 하며 잃었던 입맛을 되살려 줍니다. 또한 봄의 기운을 듬뿍 담은 새싹이기 때문에 춘곤증을 한 방에 격퇴시킵니다.

l 이미경 (한식, 사찰요리연구가) http://blog.naver.com/poutian 

봄이 왔음을 알리는 냉이



봄나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표선수는 냉이가 아닐까요? 냉이에는 비타민과 칼슘, 철분이 풍부하며 입맛을 돋워 춘공증을 이기는데 맹활약합니다. 또 다른 채소에 보다 단백질 함량이 많고 비타민 A가 풍부해 자주 눈이 충혈되거나 아픈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에게 효과적입니다. 냉이는 데칠 때 소금을 넣고 뿌리가 부드러워질 때 삶아 건져내어 찬물에 헹구어 물기를 짜고 소금, 참기름으로 조물조물 무치거나 된장이나 초고추장으로 무치면 맛깔스런 나물반찬이 만들어집니다. 튀김반죽을 살짝 입혀 180도에 튀기면 입안 가득 봄 향기로 가득 차는 냉이튀김이 완성되지요. 냉이튀김은 아이들 간식이나 부쩍 어깨가 축 처진 남편의 술안주로 그만이에요. 조금만 부지런하면 천연조미료로도 만들어 이용할 수 있습니다. 살짝 데친 냉이를 말려서 분쇄기에 갈아 밀폐용기에 담아두고 된장찌개 끓일 때나 밀가루 반죽에 넣으면 색도, 향도 독특한 천연조미료가 됩니다.

겨울잠에 빠진 몸을 깨워주는 달래

달래 생채를 맛본 임금이 봄이 오는 것을 알았다는 옛 시가 있다고 하지요. 냉이와 함께 봄의 전령사로 불리는 달래는 피로를 회복시키고 허한 에너지를 채워줍니다. 그래서 불가에서는 강장 효과를 지닌 달래를 오신채의 하나로 꼽고 섭식을 금하고 있습니다. 마음보다 먼저 봄을 맞이하고 있는 몸이 필요로 하는 것은 달래입니다. 비타민 C가 풍부하고 빈혈과 동맥경화 예방에도 효과적인 봄보약 달래. 달래를 다양하게 먹을 수 있는 조리법을 소개합니다.

송송 썰어 간장에 넣어 달래 간장을 만든 다음 콩나물밥이나 무밥, 나물밥에 넣어 쓱쓱 비비면 다른 반찬 생각 안 나는 일품요리가 되지요. 달래 간장을 청포묵이나 도토리묵, 살짝 데친 두부와 곁들이면 푸짐한 밑반찬으로 탄생하고요. 된장찌개에 넣어도 맛을 돋우는데 된장찌개가 다 끓은 후 마지막에 넣어 살짝익혀야 맛과 향이 그대로 유지됩니다. 또 작은 마늘이란 별칭으로 불리는 달래는 마늘과 같은 성분이 있어 된장찌개나 무침 등으로 활용할 때 파, 마늘을 넣지 않아도 됩니다.

입에 쓴 음식은 몸에 좋다는 진리를 깨닫게 하는 씀바귀



얼마나 쓰면 씀바귀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을까요? 씀바귀는 점점 보기 어렵게 된 전통채소 중 하나입니다. 쌉싸래한 맛이 입맛을 돋우고 위장을 특특하게 해 소화기능을 돕습니다. 입에는 쓰지만 몸에는 좋은 나물인데요. 농가의 행사를 열 두 달로 기록한 조선시대의 농가월령가에는 산채는 일렀으니 들나물 캐어 먹세. 고들빼기, 씀바귀며 소루쟁이 물쑥이라라는 대목이 등장합니다. 지혜로운 조상들은 씀바귀의 효능을 일찍 알아차리고 밥상의 보약으로 즐겨 먹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사람들은 씀바귀를 냉이나 달래처럼 많은 사람들이 즐겨 먹지 않아서 생산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하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씀바귀는 살짝 데쳐서 찬물에 두 어 시간 정도 담가두었다가 집된장이나 집고추장에 무치면 쓴맛도 덜어지고 섬유질이 부드러워지며 입맛 당기는 쌉싸래한 나물 반찬이 됩니다.

이름만 들어도 군침이 도는 참나물



고혈압이나 중풍에 효능을 지닌 참 향이 좋은 참나물은 봄을 대표하는 산나물이에요. 봄철시장에 얼굴을 내민 청정지역에서 뜯은 참나물은 농약 걱정 없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어요. 산나물은 항암물질을 다량으로 함유하고 있어 많이 섭취하면 암을 예방한다고 합니다.

참나물은 나물로 무쳐 먹거나 생 잎을 쌈 싸 먹으면 풍부한 비타민, 철분, 칼슘을 한 입에 맛볼 수 있어요. 참기름, 간장, 고춧가루, 식초를 약간씩 넣으면 참나물 겉절이가 만들어지지요. 밥과 함께 먹어도 좋지만, 저는 고기를 구워 먹을 때 파절이나 샐러드 대신 밥상에 올리기도 해요. 또 썰어서 부침가루 반죽에 섞어 전을 부치면 향긋한 전이 됩니다. 데쳐 물기를 짠 참나물에 참기름과 소금으로 양념한 밥을 올리고 말아서 쌈장을 곁들이면 참나물 쌈밥이 완성되지요. 참나물은 서양식 샐러드에도 잘 어울려요. 봄철 재료인 주꾸미나 조개 등을 데쳐 참나물과 함께 섞어 간장 드레싱을 곁들여 내면 봄산과 봄바다가 만난 특별한 해산물 샐러드가 됩니다.





달래 오믈렛

도토리묵과 봄나물 무침



취나물 쌈밥

봄 입맛 살려준 고마운 당신, 원추리



원추리는 냉이나 달래, 씀바귀 보다는 인지도가 낮은 봄나물이지요. 하지만 뿌리로 떡을 만들어 먹을 수 있어 보릿고개를 넘기게 해 준 고맙고 친근한 식물이었고, 봄이 되면 가장 먼저 싹을 틔우는 부지런한 녀석이에요. 특유의 향과 맛을 지닌 봄나물 중 드물게 단맛이 나는 채소이기도 합니다. 근심을 잊게 해줄 만큼 맛있고 좋은 나물이라는 뜻에서 망우초라는 별명도 있어요. 원추리는 살짝 데쳐 참기름, 소금, 깨소금을 넣어 조물조물 무치면 원추리만이 지닌 단맛과 향을 제대로 느낄 수 있어요. 된장찌개나 국에 넣어 먹어도 되고, 비빔밥에 넣으면 색도 맛도 좋은 원추리 비빔밥이 됩니다.

posted by bluewav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