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8. 1. 13:32
영화와 스토리
입력 : 2010.07.27 03:03
질투는 애정과 저주 사이에 놓인 불안하고 모호한 감정이다. 그 세 가지 감정을 오가는 상태가 애증(愛憎)이다. 29일 개봉할 영국 영화 '크랙'은 묘한 삼각관계에 놓인 여자들의 애증을 그린 심리극이다. 남자라곤 단역과 엑스트라밖에 없는 이 영화는, 질투의 여성성에 대한 의미 있는 보고서이기도 하다.
1934년 영국 한 기숙여학교의 젊은 여교사 미스 G(에바 그린)는 권위와 규율에서 벗어난 교육방식으로 인기 높다. 어느날 이 학교에 스페인 귀족 학생 피아마(마리아 발베르드)가 전학 온다. 반장인 다이(주노 템플)는 당당한 모습의 전학생을 딱딱하게 대하면서 경계한다. 귀족의 풍모가 넘치는 피아마는 점차 미스 G의 관심을 끈다.
1934년 영국 한 기숙여학교의 젊은 여교사 미스 G(에바 그린)는 권위와 규율에서 벗어난 교육방식으로 인기 높다. 어느날 이 학교에 스페인 귀족 학생 피아마(마리아 발베르드)가 전학 온다. 반장인 다이(주노 템플)는 당당한 모습의 전학생을 딱딱하게 대하면서 경계한다. 귀족의 풍모가 넘치는 피아마는 점차 미스 G의 관심을 끈다.
- ▲ 제자를 상대로 질투와 욕망을 연기한 에바 그린. /토마스엔터프라이즈 제공
여학생들에게 금서(禁書)를 빌려주고 담배를 나눠 피우는 미스 G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욕망이며, 욕망만 있으면 못 가질 게 없다"고 가르친다. 그러나 백작 가문 출신 전학생은 그녀에게 욕망의 무기력함을 일깨운다. 미스 G―피아마―다이의 신경강박적 애증이 시작된다.
허풍으로 학생들의 선망을 받던 미스 G는, 피아마가 이 사실을 알아채자 그녀를 질투하기 시작한다. 질투심은 이상하게도 극진한 애정으로 표출돼, 다른 학생들의 질투를 불러 일으킨다. 삼각관계는 급기야 아무도 생각지 못했던 파국으로 치닫는다.
충격적인 갈등이나 극적인 해소 없이도 이 영화는 서서히 관객의 긴장을 높여가는 힘을 지녔다. 그 에너지는 주연배우들, 특히 에바 그린의 연기에서 발견된다. 학생들을 상대로 자신의 소우주를 영위해가던 그녀가 순식간에 모멸적 존재로 추락했을 때, 그녀는 전학생에게 "우리는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어. 그리고 친구를 애원하도록 만들면 안 돼"라고 말하며 쓰다듬는다. 동성애 코드가 물씬한 이 장면은 웬만한 스릴러보다 오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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