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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8. 8. 09:13 구름에 달가듯

[왕초보의 좌충우돌 레저체험] <하> 패러글라이딩



[동아일보] 10kg장비 메고 “앞으로” 뜨는가 싶더니 땅에 ‘퍽’

강원 춘천시 대룡산 활공장(해발 650m) 내리막 경사로의 끝은 절벽이다. 그 끝을 박차고 허공으로 몸을 날렸지만 두 다리는 땅을 못 잊고 계속 허공을 뛰었다. 조종석의 양건모 팀장이 “이제 괜찮다”고 했지만 한참을 그랬다. 지상인(地上人)에서 공중인(空中人)이 되는 순간이었다. 첫 경험인 하늘 속은 조용했고 또 안락했다. 추락의 두려움 같은 건 없었다. 고생 끝에 당도한 ‘공중 낙원’이었다.

전날 웨이크보드 도전에서 수상인(水上人)이 되지 못하고 좌절한 기자는 다음 날인 4일 패러글라이딩 도전에 나섰다. 오전 10시.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서쪽으로 약 13km 떨어진 대룡산 활공장착륙장에 도착했다. 비행 체험을 도와주기로 한 춘천파일럿클럽 양 팀장과 임상현 회원이 기자를 맞았는데 표정이 밝지 않다. “안개가 심해요. 시야 확보 없이 비행은 못해요.”

탠덤(2인) 비행이 어렵다면 기초교육을 받겠다고 했다. “정말 해 보겠느냐”고 한다. 지금까지 어떤 기자도 기초교육에 도전한 사례는 없다고 했다.

낙하산과 행글라이더의 특성을 합친 게 패러글라이딩이다. 하강만 하는 낙하산과 달리 수평낙하하며 상승기류를 타고 상승도 한다. 사람을 하늘로 띄우는 가장 간단하고 가벼운 장치다. 캐노피(canopy)로 불리는 날개와 줄로 날개를 연결하는 조종석 하네스(harness)로 이뤄져 있다. 날개는 1인승의 경우 전체 길이가 약 10m에 무게 5.6∼10kg. 상판과 하판 사이 수십 개의 공기방에 빠르게 공기가 흐르면 양력(揚力)이 생겨 120kg까지 공중에 띄울 수 있다.

조종은 하네스 오른쪽과 왼쪽에 위치한 두 개의 줄뭉치로 한다. 줄을 잡아 내리면 날개의 공기순환 구멍이 막혀 제동이 걸린다. 왼쪽을 내리면 날개 왼쪽의 바람구멍이 막히면서 날개가 그 방향으로 회전한다.

날려면 날개를 머리 위로 세우는 게 먼저. 양팔을 만세 부르듯 벌린 상태에서 양쪽의 줄뭉치를 잡고 힘껏 달려 날개에 공기를 불어넣어야 한다. 지상에서 몇 차례 연습한 뒤 약 30도 경사의 풀밭 경사로 훈련장으로 옮겼다. 후덥지근한 날씨에 하네스까지 10kg이 넘는 장비를 짊어지고 경사로를 오르는 건 그야말로 중노동. 땀이 비 오듯 흐른다.

“일단 몸이 지상에 뜨면 만세 자세에서 양팔을 가슴 쪽으로 내려 유지해야 합니다. 팔을 너무 내리면 제동이 걸려 다시 가라앉아요.” 조금씩 경사로 위쪽으로 이동하며 단계적으로 연습한 끝에 100m 정도 길이의 경사로 맨 위까지 올라갔다. 제대로만 되면 경사로 중간쯤에서 몸을 띄워 50m 정도 날게 될 터였다.

하지만 몸을 띄운 직후 팔을 내리는 동작이 늦었고 날개가 머리 앞쪽으로 먼저 넘어가면서 풀밭 경사로에 오른팔 어깨 쪽부터 처박히고 말았다. 팔 전체에 심한 찰과상을 입었고 어깨도 많이 아팠다. 걱정스러운 얼굴로 달려온 사람들에게 “한 번 더 하겠다”고 하자 좀 놀라는 눈치다. 다시 꼭대기에 서니 긴장된다. 이번에도 추락하면 병원신세를 져야 할 것 같다. 다행히 같은 실수는 없었다. 불과 20∼30cm 높이지만 30여 m를 날았다. 양 팀장이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인다.

안개가 걷힌 덕분에 장비를 트럭에 챙겨 활공장으로 올라갔다. 탠덤 비행은 전문가가 조종을 하기 때문에 안전하다. 하지만 차로 20여 분을 올라간 활공장은 연습 때의 경사로와는 차원이 달랐다. 저 멀리 착륙장이 그야말로 까마득하다. 양 팀장과 호흡을 맞춰 허공에 몸을 던졌다. 줄을 잡고 몸을 끌어 올려 하네스를 의자 삼아 올라앉으니 신선이 따로 없다. 푹신한 구름을 탄 것 같다. 7분여 짧은 비행이었지만 그간의 모든 고생을 보상받았다. 다시 지상인이 된 게 아쉬울 뿐이다.

춘천=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국내 동호인 5000여명… 장비 풀세트 550만원

패러글라이딩은 28일부터 춘천에서 열리는 제1회 춘천월드레저경기대회 종목으로 정밀착륙과 스피드플라잉 두 종목으로 나뉜다. 정밀착륙은 착륙장에 반경 5m 전후의 동심원을 그려놓고 그 원의 중심에 가깝게 착륙하면 이긴다. 스피드플라잉은 스키 회전 종목처럼 기문을 만들어 놓고 그 기문을 돌아 빨리 착륙하면 이기는 경기.

패러글라이딩은 그냥 바람을 타고 나는 것 같지만 ‘고수’는 바람을 분석하고 그 바람을 이용한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열상승풍(서멀·thermal)을 찾아내 이용하는 것도 고수의 영역. 서멀을 이용하면 비행시간을 크게 늘릴 수 있다.

국내 패러글라이딩 동호인은 약 5000명. 입문용 패러글라이딩 장비 풀세트가 550만 원 정도라 주로 활동하는 연령층은 30대 중반 이상이다. 세계 패러글라이딩 장비 시장을 30% 정도 점유하고 있는 국내 업체 진글라이더 덕분에 그나마 장비 구입비용이 다른 나라보다 저렴한 편. 초보자가 단독 비행까지 하려면 패러글라이딩 스쿨에서 하루 3시간씩 3, 4일 교육을 받아야 한다. 교육비는 45만 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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