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새벽 미국의 44대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Barack Obama)의 공식 의전차, 캐딜락 원(Cadillac One)이라 불리는 캐딜락 프레지덴셜 리무진이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신임 대통령은 그 동안 캐딜락 리무진을 탔던 미국 대통령들의 오랜 전통을 이어 취임 행사를 시작으로 새로운 캐딜락 프레지덴셜(Presidential) 리무진을 전용 차량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미국 대통령 전용 차량인 캐딜락의 역사는 우드로우 윌슨(Woodrow Wilson) 대통령이 캐딜락을 타고 세계 제1차 대전 승전 기념 퍼레이드를 하던 1919년에 시작되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 후 32대 대통령인 프랭클린 루즈벨트는 미국 역대 대통령중 최초로 방탄 링컨 컨버터블을 타게됩니다. 당시 컨버터블은 지붕이 천 재질로 된 ‘소프트 탑’밖에 없어 경호에 취약한 단점을 가고 있었습니다. 수 차례 안정상 문제가 제기되었으나 퍼레이드용으로 줄곧 이용되다 1963년 달라스에서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총격 피살되면서 대통령 의전차의 완전한 방탄화 작업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2차 세계 대전 종전 이후 미국 대통령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취임전까지 링컨 타운카 리무진을 이용했습니다. 캐딜락 플릿우드 리무진은 이후 클린턴 대통령 재임기간인 8년간 ‘캐딜락 원’으로 이용되며 움직이는 백악관이라는 애칭과 함께 역사를 함께하게 됩니다.
현재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타는 캐딜락 프레지덴셜 리무진은 2004년에 첫 선을 보인 DTS 프레지덴셜 리무진으로 42, 43대 미국 대통령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의전 차량에 이은 최신형 모델입니다.

사양을 살펴보면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일단 엔진은 6.5L 디젤 엔진이며 차체 길이는 6.2m, 높이는 1.8m에 이릅니다. 바닥 두께는 5인치, 문짝 두께는 8인치에 이르며 이는 보잉 757 비행기에 객실 출입문과 동일한 두께, 무게라고 합니다. 캐딜락 DTS를 베이스 모델로 개조한 차량이지만 각종 부품의 GM산하에 있는 대형 트럭의 것을 이용해 늘어난 덩치로 최고 속도는 100km/h 이하이며 연비는 리터당 3.4km밖에 달리지 못합니다.
운전석 창문은 3인치 밖에 열리지 않는데요 이는 창문이 열린 틈으로 발생할 수 있는 저격 등의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는군요. 아예 못 열게(!) 막을 수도 있겠지만 경호 요원과 운전사가 대화하거나 고속도로 톨비를 내기 위해서 열리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운전은 CIA에서 최정예 교육을 받고 그날 최상의 컨디션을 내는 미국 국토안보부 산하 대통령 비밀경호국(USSS, U.S. Secret Service) 요원이 캐딜락 원의 스티어링 휠을 잡습니다.
운전석과 승객 좌석 사이에는 또 다른 두꺼운 유리 보호막이 있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 최후의 보호 장치가 있습니다. 물론 이 보호막을 내릴 수도 있는데 이건 대통령만이 스위치를 통해 조작 가능하다고 합니다.
승객 좌석엔 모든 통신망을 통해 언제든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컴퓨터와 전화기가 있는데요 유사시 부통령과 펜타곤으로 한번에 연결됩니다.
가격은 현재 환율 기준으로 환산시 약 5억 7천만원 정도입니다. 경호상의 이유로 동일한 차량을 2대 제작했다는 소문이 있는데요(물론 대통령이 어느 차에 타는지는 며느리도 모릅니다.) 한가지 확실한 건 미국 대통령을 제외한 어느 누구에게도 판매하지 않습니다. 팔지 못 한다는게 정확한 표현일 수도 있겠군요.
그렇다면 우리나라 대통령은 어떤 차를 의전차로 이용할까요?
우리나라에 대통령 의전차 1호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1956년 생산된 GM의 캐딜락 프리트우드 60 세단입니다. 반세기가 훌쩍 지난 시절의 차량이지만 V8 6L OHV 엔진은 230마력의 출력을 낼 정도였습니다. 미국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선물한 차량으로 대한민국정부 수립 이후 최초의 대통령 의전차량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최초의 방탄 차량이자 대통령 의전차라는 역사적 의미로 인해 지난해 문화재로 등록됐습니다.
이후 박정희 전 대통령은 메르세데스-벤츠를 의전차로 이용했고 그 이후 대통령은 줄곧 방탄 능력을 갖춘 수입 세단을 의전차로 이용해 왔습니다.

<BMW 시큐리티 760Li>
노무현 전 대통령은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의 기함을 번갈아 가며 대통령 의전차로 이용했으나 주력 이동 수단은 BMW 시큐리티 760Li HS를 탔습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초기 메르세데스-벤츠의 S600 풀만 가드로 환승(?)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 S600 풀만 가드>
여담입니다만 2차 세계 대전의 A급 전범인 히틀러와 히로히토는 메르세데스-벤츠 최초의 방탄차인가드 시리즈의 770풀만 리무진을 이용했다고 합니다. 북한 김정일 국방 위원장 역시 메르세데스-벤츠 마니아란 소문이 있습니다.
다나와 정보팀 김재희 wasabi@dana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