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1. 22. 08:34
경제야 놀자
"수천만원 구찌백이 탄생하기까지···"
아시아경제 | 기사전송 2011/11/22 06:01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악어가죽, 대나무, 칼, 본드, 잉크' 21일 소공동 롯데백화점 구찌 매장에는 테이블, 재봉틀, 스탠드, 각종 공구들이 즐비했다.
구찌 특유의 문양이 새겨진 앞치마를 두른 이탈리아 장인들이 조각가처럼 예리한 칼로 악어가죽을 긁고 자른다. 자른 가죽을 붙이고 끝부분을 검게 염색하고 망치로 두드렸다가 또 사포로 갈아냈다.
15살 때부터 이탈리아의 작은 공방에서 가죽을 다듬기 시작해 지금까지 40년간 가죽을 만져온 한 장인의 손에서 몇 시간의 작업을 거쳐 3000만원짜리 붉은색 악어가방이 탄생했다.
올해로 브랜드 탄생 90주년을 맞은 구찌가 국내 최초로 '아티잔 코너'를 선보였다.
아티잔 코너란 구찌의 고향 이탈리아 피렌체의 가죽 제품 공장에서 가장 숙련된 기술을 가진 장인들이 직접 매장을 방문해 고객들이 주문한 제품들을 만드는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이번에 내한한 아티잔 코너팀은 총 5명으로 29세 최연소 장인에서부터 55세 연장자까지 15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매장에서 작업을 해 곧바로 판매를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실력을 인정받은 몇 안 되는 '월드 투어'가 가능한 구찌의 핵심인력이다.
지갑부터 가방까지 구찌의 모든 제품을 혼자서도 다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들이다.
소비자들이 구매할 때 가장 비싼 것은 가방이지만, 장인들이 만들기가 가장 어렵고 세심한 노하우가 필요한 것은 의외로 지갑이다.
이날 행사장에서도 아티잔 코너 팀 중 가장 경력이 많은 40년 경력의 장인이 악어지갑 제작을 맡았다.
그는 "내가 만든 상품이 전 세계적으로 팔리고 이렇게 전 세계를 돌아다닐 수 있다는 사실에 굉장한 자부심을 느끼고 한편으로는 영광"이라면서 "15살 때부터 지금까지 40년 동안 가죽을 만지면서 이제는 내 스스로가 구찌의 퀼리티를 콘트롤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요즘 이탈리아 젊은이들은 교육수준이 높아서 예전만큼 가죽을 만지는 일에 대한 선호도가 높지는 않지만 여전히 이탈리아에서 가죽을 공정하는 일은 중요하고 흥미로운 일로 여겨 진다"고 설명했다.
구찌는 역사가 오래된 만큼 그 가방 하나 하나에는 사연이 담겨져 있다.
그을린 대나무 손잡이가 멋스러운 '뱀부백'의 경우 1940년대 제2차 세계대전으로 핸드백을 만들 재료가 부족하자 '넘치는 대나무로 가방을 만들어 보자'는 아이디어로 탄생한 가방이다.
불을 이용해 꼿꼿한 대나무를 휘게 만들었고, 이 과정에서 멋스럽게 그을린 손잡이가 탄생했다.
'자원난'으로 인해 만들어진 이 가방은 아이러니하게도 잉그리트 버그만, 그레이스 켈리 등 당대 최고의 여배우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잇백'이 됐고, 지금까지도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재키백'은 미국 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의 부인이자 1950년대 패션리더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가 애용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이날 현장에서 만들어진 따끈한 '뉴재키백'(470만원)은 이니셜까지 새겨져 한 여성고객의 품에 안겼다. 이 고객은 이탈리아 장인과의 '기념촬영'도 잊지 않았다.
구찌는 국내서 선보이는 아티잔 코너에서 약 50여개의 가방을 현장에서 만들 예정이다. 그 중 50% 가량은 이미 예약이 완료된 상태다.
서울 롯데백화점 소공점을 시작으로 27일에는 부산 신세계 백화점 센텀시티점으로 이동해 3일간 행사가 진행된다.
후에 다시 구찌 장인들은 서울로 올라와 12월1일부터 3일간 현대백화점 목동점에서 행사를 진행하고 이탈리아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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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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