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젖가슴이 비행기를 폭파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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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국토안보 상황이 이보다도 초현실적일 수는 없는 것 같다. 미국 교통안보국은 주요 공항들에서 값비싼 돈을 들여 진퇴양난을 연출하고 있다. 당신이 과도한 방사선 노출과 고해상도의 알몸 영상 촬영을 받아들이든, 방사선 축적에 따른 건강상의 위험을 걱정해 ‘포르노 스캐너’란 별명이 붙은 엑스선 전신투시기 촬영에 응하지 않든간에 그렇다. 만일 전신투시를 거부한다면, 지난주에 내가 겪었던 것처럼, 당신도 교통안보국 직원들로부터 엄청난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며 전신을 훑는 몸수색을 감수해야 한다. 뉴욕 케네디 공항에서 교통안보국 소속 여직원은 내게 “이제, 당신의 은밀한 부위를 만지겠습니다”라고 말한 뒤 내 성기와 젖가슴 부위를 더듬었다. 바로 이게 미국 여행객들에 대한 표준 정책이다. 남성들도 은밀한 부위를 검색당한다. 방사선을 쬐지 않거나 더듬기 수색을 당하지 않을 자유는 없다. 몸수색을 거부하는 탑승객은 의자에 결박당한다. 새로운 테러 경보나 첨단기술 수색법이 보안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의 자유에 새로운 제약을 가한다. 24%의 여성이 어렸을 때나 성장한 이후 믿을만한 성인으로부터 성적 침해나 추행을 경험하며, 남성의 17%도 마찬가지다. 성추행 피해자들 중 다수가 보안 관리들로부터 성기 더듬기 검색을 받을 때 재차 트라우마를 겪게 될 것이다. 특히 아동들은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받을 위험이 크다. 미국 어린이들은 수년간의 교육을 통해 자기 몸은 자기 것이며 어른들이 불쾌한 감정이 들게 하는 방식으로 자기 몸을 만져선 안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나 전신검색은 아이들이 성적으로 부적절한 더듬기에 둔감하게 하고 어렵게 습득한 것들을 무효화한다. 더 나쁜 것은, 교통안보국 관리들은 어린이들에게 몸더듬기가 ‘놀이’라고 말하도록 교육받는다는 사실이다. 성적 가해자들의 가장 일반적인 술책은 성학대를 ‘놀이’로 묘사하는 것이다. 미국인들은 자신의 권리에 대한 침해와 다시 맞서 싸우고 있다. 뉴저지와 아이다호 2개 주는 최근 새로운 보안검색을 거부할 수 있는 법률을 제정했다. 실질적인 변화는 그 자신도 성적 몸수색에 저항하겠다고 밝힌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달려 있다. 대체 무엇이 시민들을 질겁하게 하고 어린이들에게 해가 되며 보안 개선에도 비효율적인 정책을 낳았을까? 미국은 극소수의 내부자들이 한 몫을 잡을 수 있도록 위협이 과장되는 사회다. 마이클 처토프 전 국토안보부 장관이 텔레비전 방송에 출연해 몸수색을 옹호한 뒤, 그가 소유한 컨설팅기업의 고객사인 래피스칸은 전신투시기 공급 계약으로 3억50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교통안보국의 한 관리는 내게 “전신 몸수색은 관료주의이자, 엄청난 돈이 걸린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행객들을 성추행하도록 지시받은 직원들도 정신적 충격을 받는다고 확인해주었다. 전역군인 출신의 한 직원은 날마다 승객들의 항의에 시달리며 그 스트레스는 야전 군사작전 때보다 심하다고 털어놨다. 또다른 직원들도 모멸감과 수치심을 느낀다고 말한다. 실제로, 교통안보국 직원들은 성적으로 적대적인 환경에서 일하고 있으며, 이는 불법이다. 조지 부시 정부의 정책들엔 성적으로 이상하게 꼬인 것들이 많다. 이라크 아부그라이브 교도소에서 조직적 행해진 수감자들에 대한 알몸 강요에서부터, 성적 위협과 성폭력, 성적 괴롭힘 의식, 성폭행을 하고도 처벌받지 않은 수많은 사례 등이 넘쳐난다. ‘닫힌 사회’의 역사는 알몸 만들기와 성적 모멸이 비대해진 국가권력의 일부가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위협 경보가 과장된 미국 사회의 내부자들이 수십억 달러의 이득을 좌지우지한다고 봐도 지나치지 않다. 그 이득을 유지하는 것은 공포의 위협 앞에 자신과 아이들의 성적 학대까지도 감수하며 굴복에 길들여진 사람들을 필요로 한다. 나오미 울프 [출처: 한겨례>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