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3No.515문영애 리포터 기자 happymoon30@naver.com 도움말 정현지 원장(려한의원)ㆍ황영준 원장(미채움한의원)
당신의 지방은 어떤 타입?
살이라고 모두 같은 살이 아니다. 살이 잘 빠지는 타입과 잘 빠지지 않는 타입, 모두 지방에 답이 있다. 겉으로는 날씬하고 콜레스테롤 수치도 정상인데 동맥경화에 걸렸다면 중성지방 수치를 의심해봐야 한다. 우리 몸속 지방의 정체와 나의 지방 타입, 중성지방의 중요성 등을 알아본다.
퀴즈 쇼! 지방을 둘러싼 잘못된 오해들
지방이 적을수록 건강하다? X 지방이 무조건 몸에 나쁘다는 건 잘못된 생각이다. 지방은 체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다. 지방은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해주고, 중요한 장기 주위에서 쿠션 역할을 해 장기를 보호하며, 지용성비타민의 흡수를 돕는다.
지방은 모두 몸에 해롭다? X 그렇지 않다. 필수지방산 섭취가 부족하면 피부는 건조해지고 갈라진다. 손톱이 잘 부러지고 머리카락도 쉽게 빠지며, 생식기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적절한 지방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하다. 지방의 일종인 불포화지방산은 혈관순환을 도와 노폐물을 줄여주므로 오히려 비만을 막고 혈압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마른 사람에게는 지방이 없다? X 지방은 세포막의 구성 성분이자 호르몬 생성의 원료가 되기도 하며, 에너지 저장 창고로 음식이 체내로 섭취되지 않을 때 생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결국 아무리 마른 사람이라 해도 몸속에 지방이 있게 마련이다. 생존을 위해 지방이 어느 정도저장되기 때문이다.
같은 몸무게, 다른 지방! 지방의 종류와 특징
우리 몸속의 지방은 크게 피하지방과 내장 지방으로 나뉜다. 어느 부위에 있느냐에 따라 지방 타입이 다르다. 흔히 뱃살, 허벅지 살, 팔뚝 살처럼 피부 바로 밑에 있는 살이 피하지방이고, 몸속 내장 사이사이에 자리 잡은 지방이 내장 지방이다. 피하지방은 주로 여성에게 많고, 내장 지방은 남성에게 많은 편이다. 하지만 여성이라고 내장 지방에 안전하지는 않다. 남녀 모두 나이가 들수록 피하지방은 줄고 내장 지방이 많아지는 경향이 있고, 여성의 경우 폐경 후 에스트로겐이 부족해지면서 내장 지방이 크게 늘기 때문이다. 이중 건강에 보다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게 내장 지방으로, 내장 지방형 비만일 경우 혈액 내 지방 성분인 중성지방의 양과 혈압, 혈당에 나쁜 영향을 미치기 쉽다. 중성지방은 분해되어 지방산을 만들고 체내 에너지 생산에 이용되지만, 그 수치가 필요 이상으로 높아질 경우 지방세포가 비대해져 내장 비만을 초래할 수도 있다. 뚱뚱하지만 중성지방 수치가 높지 않다면 피하지방형 비만에 속한다. 하지만 피하지방형 비만이라 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 언제고 각종 성인병에 걸릴 수 있으며, 기억력 손상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 최근 미국의 한 대학이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엉덩이 지방이 많은 여성이 허리, 복부 지방이 많은 여성보다 기억력 손상이 더욱 크다고 한다.
피하지방 vs. 내장 지방… 어떻게 알 수 있나?
과연 내 뱃살의 지방은 피하지방일까, 내장 지방일까? 정확한 것은 초음파나 CT 촬영을 해봐야 알지만, 손으로 뱃살을 잡아보는 것으로도 알 수 있다. 흔히 여자들의 아랫배처럼 손가락으로 두툼하게 뱃살이 잡히는 것이 피하지방이다. 종종 두 겹, 세 겹 나와 있는 경우가 많다. 반면 내장 지방은 전체적으로 불룩하게 나온 경우가 대부분이다. 술을 좋아하는 남자들의 배처럼 전체적으로 둥그렇고 두둑하다. 한 끼만 굶어도 배가 홀쭉해지고, 조금만 포식해도 배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 손으로 뱃가죽을 잡았을 때의 느낌만으로도 예상할 수 있는데, 피하지방은 뱃가죽이 두껍고, 내장 지방은 뱃살에 비해 뱃가죽이 얇은 편이다. 보다 정확한 진단을 하려면 병원을 찾아 복부 내장 지방 검사(복부 지방 단층 촬영)를 하는 게 좋다. 내장 비만을 진단하는 기준점도 있는데, 허리둘레와 콜레스테롤 수치가 남성은 90cm 이상/40mgdi 미만, 여성 85cm 이상/50mgdi 미만이고, 혈압은 130/85 이상일 경우다.
식습관, 운동 부족, 스트레스 등에 복합적으로 작용
려한의원 정현지 원장은 음식 속에 든 지방의 종류 또한 체내 지방 타입을 결정짓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밝힌다. 그에 따르면 지방은 크게 ‘몸에 이로운 지방’과 ‘몸에 해로운 지방’으로 나뉘는데, 우리가 먹는 음식마다 달리 분포된다고. 이로운 지방으로는 단가 불포화지방산(올리브유, 카놀라유 등에 함유)과 다가 불포화지방산(어류나 견과류에 많은 오메가3 지방산과 참기름 등 식물성기름에 많은 오메가6 지방산)이 있는데, 오메가3 지방산의 경우 동맥과 뇌의 기능을 촉진하고 탄수화물 대신 이용되어 혈압의 수치도 낮춰준다. 반면 해로운 지방에는 트랜스 지방(식물성기름을 화학작용으로 경화시킨 지방)과 포화지방이 있는데, 모두 혈액순환을 방해해 동맥경화의 원인이 되고 비만도를 높인다. 트랜스 지방은 팝콘, 쿠키, 감자튀김, 마가린 등 패스트푸드에, 포화지방은 육류나 유제품에 많이 함유되었다. 아무리 좋은 지방을 섭취해도 생활 습관이 나쁘면 나쁜 지방은 늘어나고, 피하지방 또한 증가하게 마련이다. 미채움한의원 황영준 원장은 “일주일에 최소 세 번, 한 시간 정도 운동하는 것은 필수”라고 조언한다. 우리 몸속 지방은 어떻게 다듬고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쓰임새가 달라지기 때문이다.